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8일 (수)
전체메뉴

구제역 매몰지 불안 언제까지/조고운기자

  • 기사입력 : 2011-08-10 01:00:00
  •   


  • 구제역 공포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발생한 구제역 파동, 수개월간 전국을 휩쓴 구제역은 말 그대로 재앙이었다.

    해당 농가는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었고, 관련 공무원들은 끝없는 살생과 방역작업에 녹초가 됐고, 국민들은 2차 오염에 극도의 불안감을 느껴야 했다.

    그리고 6개월이 흘렀다. 보상금이 지급되고 매몰지의 큰 유실은 없었고 정부의 적극적 홍보에 구제역 문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이달 초께 김해 주촌면에서 침출수가 다시 발견됐다. 뜯긴 비닐 틈으로 새어나온 검붉은 침출수는 보기에도 역겨웠다.

    주민들의 불안감은 극도로 커졌다. 매몰 6개월이 지나 안심하고 있었는데 또다시 침출수가 유출됐다는 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지하수와 하천 오염은 당연한 우려였다.

    반면 김해시와 경남도의 반응은 너무나 안일하다. 일부 유기견들이 매몰지 비닐을 뜯어 침출수가 새어 나왔으므로, 침출수 유출이 아니라는 것이다.

    관련 담당자들은 이 사건을 “별일 아니다. 개를 잡고 매몰지를 보강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자신들의 업무(매몰지 관리)에 과실이 없다는 뜻인 듯했다.

    하지만 시의 주장처럼 침출수 유출 원인이 개의 비닐 훼손이라고 해도 문제는 간단치 않다. 개의 훼손으로 침출수가 나올 정도라면 침출수가 지면 가까이 유출됐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구제역 매몰 매뉴얼에 따르면 매몰지는 1.5m이상 성토를 해야 한다. 과연 유기견들이 1.5m를 팔 수 있었을까. 주민들은 “개가 아닌 다른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시의 입장에 반박하고 있다.

    아직까지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알 수가 없다.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침출수 유출을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대하는 지자체의 태도는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개의 훼손이 원인이라고 한다면 농촌지역 수십개의 매몰지에 똑같은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관련 대책이 절실하다. 또 핏빛 침출수가 어떻게 표면으로 나올 수 있었는지 납득할 수 있는 설명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하는 자세를 갖는 게 우선인 듯 보인다.

    조고운기자(사회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조고운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