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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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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흉살과 비보풍수 ①

  • 기사입력 : 2011-12-0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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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보풍수(裨補風水)란 양택(陽宅·산 사람이 활동과 거주를 하는 모든 공간)과 음택(陰宅·죽은 사람이 땅속에 묻혀 있는 공간)이 흉지나 나쁜 환경이라면 조산(造山), 보토(補土), 숲 조성, 연못 조성, 장승, 솟대, 해태상, 돌거북(石龜) 등의 비보물을 사용하여 생기를 보충·보완하거나 살기를 차폐·억제시켜 길지나 좋은 환경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것은 상생과 상극의 원리와도 같은 것이다.

    창원시 성산구 천선동 불모산 서북쪽 기슭에 위치한 성주사(聖住寺)는 ‘성인이 상주하는 곳’이라 하여 ‘성주사’라 이름 지었다고 전한다. 그런데 임진왜란 때 소실된 성주사는 조선 숙종과 순조 연간을 거치면서 재건되었으며 이때 사찰을 재건하기 위하여 쌓아둔 목재를 곰이 나타나 하룻밤 사이에 지금의 성주사 자리로 옮겨놓아 ‘웅신사’ 또는 ‘곰절’이라는 별칭이 생겼다고도 한다. 절 입구에는 연못이 고저넉이 자리하고 있고, 계단을 올라서면 우측에 돌돼지(石亥) 한 쌍이 앞산을 바라보고 있으며, 절 마당 끝 계단의 좌·우측에는 해태상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여기서 연못은 화기비보(火氣裨補)와 지기비보(地氣裨補)를 동시에 하고 있는데, 과거 이 절은 산불과 뱀으로 인한 피해가 많았기 때문에, 연못은 화기를 진압하는(水剋火) 역할을 함과 동시에 지기를 머물게 하는 비보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승풍즉산, 계수즉지(氣乘風則散, 界水則止· 기는 바람을 맞으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정지한다.)라는 비보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한 돼지는 12지지(地支) 중에서 해(亥)를 뜻하는데 해는 물을 의미하며, 아울러 뱀의 천적이 돼지이기 때문에 비보조형물인 돌돼지를 세워서 화재 방지와 뱀의 출현을 막도록 했으며, 해태상 또한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화기를 진압하는 염승풍수(厭勝風水)의 일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MBC 특종 놀라운 세상’과 ‘케이블 TV’에 출연해서 풍수해석을 한 곳 중에 진주시 대곡면 중촌마을의 비보 사례를 소개하면, 이곳은 200여 명의 마을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았는데, 어느 날 마을 앞에 위치한 조산인 호랑이 형국의 월아산(달음산)을 석산을 개발할 목적으로 깨기 시작했다. 그 이후부터 2년 동안에 30여 명의 마을 사람들이 죽어나가면서 마을 사람들은 호랑이 형국의 머리를 깨뜨렸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굳게 믿고 중촌마을 회관에 비보 조형물로서 코끼리 석상을 세워 호랑이의 노기를 달랬으며, 그 이후로는 더 이상 흉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서에, 조산불가파두, 안산불가파안(朝山不可破頭, 案山不可破顔)이란 글귀를 참조하면, 조산은 머리 부분이 깨져서는 안 되며 안산은 얼굴 부분이 깨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풍수 경전인 ‘장경’에 의하면 땅은 사람, 호랑이, 돼지, 거북이모양 등 무수한 형체를 가지고 있는데, ‘기’는 이러한 여러 가지 모양을 이룬 땅을 흘러 다니면서 만물을 생성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중촌마을의 사례는 자연의 균형을 깨게 되면 흉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想起)시켜 주는 비보풍수의 한 예이다.

    밀양시의 모처(某處)에서 석산을 깨어 공장을 지은 곳이 있는데 그 마을에 의뢰인의 주택과 묘 터에 대한 풍수 상담을 하고 나서 “혹시 석산을 깨고 공장을 지은 후에 마을에 흉한 일이 없었습니까?”하니, 마을에는 흉한 일이 없었지만 공장은 화재가 나서 사장이 바뀌었고 부도가 나서 또 공장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기를 몇 번 반복했다고 귀띔을 해주었다. 의뢰인에게 “석산을 깨면 흉한 파(波)가 발생하여 주변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석산의 흉한 파를 공장이 비보조형물의 역할을 함으로써 마을 사람들에게는 피해가 없었다”고 말해준 연후에, 공장도 피해를 방지하려면 하루빨리 깨진 곳을 차폐하는 흉살차폐비보를 해야 할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흉살을 막는 비보풍수를 주택·공장·점포·상가·분묘 등에 적용하면 보다 더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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