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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2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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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추사 김정희 고택과 유택

  • 기사입력 : 2012-06-0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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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 온양에서 당진 쪽으로 조금 가면 ‘추사 선생 고택’이라 쓴 안내표지가 나온다.

    이곳은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로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며 서예가였던 추사(秋史) 김정희 선생이 태어난 곳이다. 이 집은 추사의 증조부이며 영조의 부마인 월성위(月城尉) 김한신이 용궁리 일대의 토지를 별양전으로 하사받아 지은 살림집이다.

    1976년 예산군에서 지방문화재 제43호로 지정해 매수하여 오늘에 이른다. 어린 백송(白松)이 몇 그루 서 있는 솟을대문을 지나면 사랑채가 나타나며, 뜨락엔 큰 은행나무와 감나무 그리고 석류나무가 고택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고택의 구조는 6칸의 안채와 2칸의 대청과 안방, 건넌방이 있으며 안방과 건넌방의 부엌과 안대문, 협문, 광 등을 갖춘 전형적인 ‘ㅁ’자형의 집이다.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있는 대청은 6칸으로 그리 흔하지 않은 규모이며, 이런 ‘ㅁ’자형 가옥은 중부지방과 영남지방에 분포되어 있는 이른바 대갓집이다.

    사랑채는 ‘ㄱ’자형으로 안채와 엄격히 구분돼 있으며 사랑채 안에는 안석과 궤 그리고 책상·문갑들이 잘 정돈돼 있다. 댓돌 앞마당에는 석년(石年)이라 새긴 돌기둥이 목단을 배경으로 서 있는데, 이 돌기둥은 그림자를 이용해 시간을 측정하는 ‘해시계’로 추사가 직접 만든 것이라 한다.

    추사는 불교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는데, 특히 전남 해남 대흥사(大興寺)의 초의선사를 통해 다도(茶道)를 접하고, 백파 스님에게서는 선지식을 접했다. 또한 추사의 서화관(書畵觀)은 조선 후기 화가인 허유·전기·이하응·조희용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필자가 겨울에 방문을 해서인지 특히 인상적인 느낌을 받은 것은 겨울과 눈과 함께 삼위일체가 된 추사의 고조부인 영의정 김홍경의 묘 앞에 있는 백송이었다. 추사가 25세 때 청나라 연경에서 가지고 와 심은 것으로 수령 200년 된 백송이다. 천연기념물 제106호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몇 그루 되지 않는 희귀 수종이기도 하다.

    고택 왼쪽 산능선에는 추사의 ‘묘’가 과수원을 내려다보며 자리를 잡고 있었다.

    봉분은 추사의 곧은 성품처럼 소박하고 묘 앞 상석은 깔끔하기 그지없었다.

    묘 옆 비석에는 생전에 남긴 추사체를 집자하여 ‘阮堂先生慶州金公諱正喜墓’라 새겼고, 그 양쪽에는 망주석이 고즈넉이 서 있었다.

    필자는 이곳을 방문하면서 ‘고택과 유택(幽宅·무덤)이 어찌 저리도 한 폭의 그림처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비록 선생은 없어도 선생의 발자취는 천년을 이어갈 것이라 생각하니 돌아서서 내려오는 필자의 마음이 한없이 뿌듯하기만 하다.

    선생의 유택에 대한 풍수적 감결(勘決)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고 얼마 전 모처(某處)에서 의뢰인 자신의 신후지지(身後之地·살아 있을 때에 미리 잡아 두는 묏자리)에 대한 감결을 한 적이 있었는데, 800평 정도 되는 면적이었으나 자리로 쓸 만한 곳이 없어서 다른 곳을 찾거나 화장(火葬)을 권한 적이 있었다.

    쓸 만한 땅이 없을 때 풍수사로서는 대단히 마음이 아픈데, 참고로 이 땅에서 명당을 찾기보다는 무득무해(無得無害·득도 없지만 해도 없음)한 곳이라면 얼마든지 묏자리로 쓰기를 권하는 바이다.

    풍수에서는 산 능선을 용(龍)이라 하는데, 용의 종류를 들면 귀룡(貴龍), 부룡(富龍)은 생룡(生龍), 강룡(强龍)으로 길한 용에 속하며 병룡(病龍), 사룡(死龍)은 천룡(賤龍), 절룡(絶龍)으로 흉한 용에 속한다.

    감결 의뢰를 받은 곳은 천룡에 해당되며, 좌청룡(左靑龍)과 우백호(右白虎)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지기(地氣)가 없어서 ‘묘’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의뢰인에게 최종 결론을 내려 주었다.

    만약 최소한 이곳이 자리가 되려면, 지처은복, 무유거의(止處隱伏, 無有去意·머무는 곳은 차분히 엎드려서 가고자 하는 의사가 없어야 한다)해야만 한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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