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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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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공동체 문화가 아쉽다- 홍진동(경남중소기업청장)

  • 기사입력 : 2012-06-1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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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중소기업 관련 이슈가 연일 신문의 경제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얼마 전 발표된 동반성장지수에 대한 상반된 반응이며, 대형마트 의무휴일제 도입에 따른 효과 및 이를 회피하기 위한 일부 대형마트들의 변칙적인 편법운영 등 그야말로 경제이슈이면서도 사회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른바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슈들의 공통점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인 양극화 및 계층 간 대립현상 심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경제학 기초과정이나 신문 등에서 흔히 접하는 용어 중 제로섬 게임과 비제로섬 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한쪽의 승리가 곧 다른 한쪽의 패배를 의미하는지 여부에 대한 상반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 분야에 적용해 본다면 대기업은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통해 원가절감에 성공하고 이를 연말에 직원들 성과급 등으로 베풀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협력 중소기업들은 원자재가 상승 등 명백한 단가 인상요인이 있을 때는 납품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다가 기술개발이나 생산성 향상 등으로 절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칼같이 납품가를 후려치기 당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대기업들의 경우 연례적으로 파업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대해 기본적인 정당성 여부는 차치하고서라도 귀족노조니, 정규직들의 기득권 놀음이니, 사용자와 노조 간 실리를 챙기기 위한 줄다리기라는 등 공공연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음도 물론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기업이 파업을 하게 되면 협력 중소기업도 공장 가동을 중단하게 되고 납품과 결제가 지연되면서 자금순환이 막히게 된다. 그리고 그 피해는 2, 3차 협력업체로 내려갈수록 더 커지게 된다.

    사실 기업이 이윤을 내게 되면 일정 부분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유보해 놓거나 미래 신사업분야에 재투자하게 되고 그 나머지는 주주 및 임직원들에게 배당금, 임금 및 성과급 형태로 돌아가게 된다. 물론 실제 기여도를 둘러싸고 치열한 이해관계 대립이 있을 수 있으며 타협과 조정과정을 거쳐 수혜대상과 폭이 결정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다수 대기업들의 경우 소위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면서 실질적인 수훈자이자 기여자인 협력 중소기업에게는 극히 인색한 경우가 많다.

    물론 지난해 핫이슈였던 이익공유제처럼 그 취지는 좋더라도 객관적인 기여도 분석 가능 여부 등 실천적 방법론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현실적 대안이 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너무 근시안적이고 제로섬적인 시각이 이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구축에 오히려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대다수가 간과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든다.

    예를 들면 모기업이 협력사에게 적정이윤을 보장해주지 않을 때 당장에는 모기업의 수익 증대라는 달콤한 성과를 가져다 줄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볼 때 협력사들의 수익 감소는 기술개발 투자 축소, 우수인력 확보 실패, 나아가 품질 저하 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완성품의 경쟁력 저하와 직결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생각은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실천하기는 어려운 과제로 남게 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그야말로 이 사회의 허리를 지탱해주고 있는 중간계층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사회를 불문하고 중산층이 튼튼하고 그 저변이 넓을 때 건강한 사회라고 했다. 중산층이 몰락하고 그 결과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되었을 때 그 나라 경제가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되며 그에 수반된 얽히고 설킨 사회문제들은 또 얼마나 국민들을 고통과 시련에 들게 하는지는 주지의 사실이라 하겠다.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고 했다.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지나치게 자기 몫에만 집착하기보다는 함께 윈윈할 수 있는 2인3각 경주의 파트너로서 서로를 보완해주고 부축해주는 동반자적 파트너십이 확대되기를 절실히 바라본다.

    홍진동(경남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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