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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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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양적완화(QE) 유지 결정으로 '환율전쟁' 재점화 우려

  • 기사입력 : 2013-09-20 07: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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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개시장위' 시세구만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의 TV화면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벤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이 실시간 주가와 함께 비치고 있다. 이날 버냉키 의장의 회견에 앞서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월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임으로써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현행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예상과는 다른 '깜짝' 결정으로 뉴욕 다우지수 등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QE) 유지에 환호했던 시장이 냉정해지고 있다.

       연준이 자산 매입 규모를 유지한다고 발표한 당일 주가, 유가, 금값 등이 뛰었지만 연준의 발표 이후 하루가 흐른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경제 지표 호조에도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전날 다우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 기세를 몰아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오름세를 지키지 못했다.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불확실성이 남게 됐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었다.

       시장에서는 이와 함께 이번 결정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미국 달러화 약세로 다른 주요국 통화 가치가 오르자 환율전쟁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고 증시가 급등했던 아시아가 더 어려운 시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시장은 연준의 소통 전략에 대한 문제를 제기됐다.

      
    ◇ "환율전쟁 발발 직전"
    연준이 지난 18일 양적완화 유지 결정을 발표하자 미국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약세를 보였다.

       양적완화 유지가 발표된 직후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80.06을 기록해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은 미국 달러화에 강세를 보였다.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전망에 따른 자본 유출 직격탄을 맞아 급락했던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태국 바트화, 말레이시아 링깃화 등 아시아 신흥국의 통화 가치도 미국 달러화 대비 급등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인 CNBC는 "예측을 완전히 뒤엎은 연준의 충격적인 결정이 환율전쟁을 재점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이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 가치가 내려가면서 자국 통화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막으려고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통화 가치 방어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BK어셋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상무이사는 "다른 국가들이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응하려면 자국 통화를 방어하려는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구사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그는 "환율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에 있다"면서 곧 대응에 나설 중앙은행으로 일본을 지목했다.

       IG의 에반 루카스 시장전략가도 미국을 제외한 다른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대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호주 달러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에 비해 1.8% 급등했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중앙은행 중 하나로 호주를 꼽았다.

      
    ◇ 아시아, 양적완화 유지 랠리 오래갈까
    아시아 시장은 연준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에 환호했다. 증시는 급등했고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전망 이후 급락했던 통화 가치는 상승했다.

       하지만 연준 결정의 긍정적 효과가 오래갈지는 의문이다.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는 미뤄졌을 뿐이지 언젠가는 시작되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양적완화 축소를 올해 내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리얼 타임 이코노믹스' 블로그에 "아시아는 연준의 결정에 환호하기 앞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연준의 결정이 아시아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WSJ는 "양적완화 유지는 미국 경제의 개선 정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사실의 반영"이라면서 "이런 결정의 영향은 미국에 제한되지 않고 수출 지향적인 아시아에도 미친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가 좋지 않으면 아시아의 수출이 감소하고 미국 기업의 자금이 아시아로 유입될 가능성도 줄어든다.

       WSJ는 "연준의 결정이 아시아에 고난의 시간을 예고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시장, 연준의 소통 전략에 문제 제기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으로 월스트리트에 안도감과 혼란이 교차한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안도감은 전날 주가에 반영됐고 시장의 예측과 정반대로 이뤄진 연준의 결정에 대한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소통 전략에 문제를 제기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양적완화 축소 연기는 좋은 결정이지만 (연준의) 소통 전략은 산산조각이 났다"고 지적했다.

       연준과 시장의 소통 부재는 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과 다른 연준의 결정 배경으로 양적완화 축소를 하지 않고도 금리를 상승시켜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를 억제하려는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연준 내부의 의견 불일치, 연준 의장과 위원들의 발언에 대한 시장의 부주의 등을 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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