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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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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 과도한 기부금 요구로 지역업체 ‘몸살’

업체, 불이익 우려 체육대회·행사에 연간 수억씩 지출
시 “관련단체 기부금 미비점 파악하고 지도 감독할 것”

  • 기사입력 : 2013-10-1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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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천시가 각종 축제를 열면서 지역 기업에 과다한 기부금을 요구하고 있어 기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사천시가 직·간접으로 문화, 관광, 체육 등 관련 단체 60여 곳에 지원하는 예산은 연간 수십억 원이 되는데도 이들 축제관련 단체들은 지역 업체에 기부금을 요구하고 있다.

    A 업체 관계자는 “축제를 주관하는 한곳에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하고, 각종 체육대회와 소규모 행사에도 손을 벌리고 있어 연간 수억 원의 기부금이 지출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B 업체 관계자는 “사천시와 연관된 사업을 하고 있어 기부금을 요구할 시 회사의 사정이 어려운데도 수천만 원의 기부금을 내고 있다”며 “사업상의 불이익 등 후환(?)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 외 다수의 업체들도 기부금을 내지 않으면 영업에 지장을 초래할까봐 눈치를 보는 한편, 관련단체의 임원들이 업체로 찾아오면 자리를 피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민들은 사천시가 축제 기부금 모금 및 보조금 교부와 집행에 대한 관리 감독이 방만해 예산이 모자라고, 축제관련 단체가 불법기부금까지 모금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사천시가 민간주도형으로 축제를 하겠다며 만든 사천문화재단 조차 기부금을 받는 위원회를 만들어 수억 원을 불법으로 모금한 바 있다.

    이 재단은 불법을 저지르고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기부금을 낸 업체는 시의 잘못된 영수증 처리로 세금을 공제받은 후 관할 세무서로부터 가산세 처분을 받는 이중고통을 당했다.

    이로 인해 사천시의회가 사천문화재단, 박재삼문학제 관련 축제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철저한 규명을 요구하며 사천경찰서에 고발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축제 단체는 음향 및 차양시설의 불법 수의계약 등으로 지방계약법을 위반했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기부금을 모금했다. 또한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 자료요구에도 불응해 시의회조차 무시하고 있다.

    이처럼 축제 예산집행·기부금 문제로 경찰에 고발당하는 사태까지 발생해도 기업에 기부금을 요구하는 사례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기업체 한 총무담당은 “각종 축제나 행사 기부금을 요구하는 축제관계자와 다툴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며 “예산 한도에서 축제를 치르고 집행·감사도 명확히 해야 기업이 자진해서 기부금을 내놓는 풍토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역 업체가 기부금을 낸 것이 불법기부금이 되어 가산세를 추가로 부과 받은 일은 유감”이라며 “사천문화재단 등 관련 단체의 미비점을 파악해 앞으로 투명한 지출이 될 수 있도록 지도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최종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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