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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라지는 벌들- 김응식(농협창녕교육원 교수)

  • 기사입력 : 2013-11-1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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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들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개체수가 절반이상 감소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벌들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와 농약 등을 그 원인으로 들고 있다.

    벌은 사람들에게 있어 아주 소중한 존재이다. “꿀벌이 사라지면 결국 인류도 4년 안에 멸종한다”라고 아인슈타인이 지적했듯이 작물의 대부분은 꿀벌 없이는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에, 꿀벌이 사라지면 과일은 물론 식량 자원도 줄게 되어 인류가 살 수 없는 공간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인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이 사라져 가고 있다. 벌이 이 질병에 걸리면 일벌은 꿀을 따지 않고 애벌레는 100% 죽게 돼 세대가 끊기는 사태가 발생한다.

    2007년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낭충봉아부패병이 2010년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토종벌의 98~99%가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밝힌 자료를 보면, 2009년 전국의 토종벌 사육은 38만3418통 이었지만 2010년 17만1827통으로 반 이상 줄었고, 2011년에는 10만756통으로 줄었다. 2012년에는 4만 통 정도로 줄었 고, 지금은 1만 통 안팎만 살아남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계기관과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은 이 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는 데 힘쓰고 있지만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부터 토종벌의 면역력을 키워 주는 면역증강제, 토종벌 생태를 수시로 살필 수 있는 개량벌통 등을 농가에 보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토종벌이 죽어가고 있다.

    이러한 사유로 우리 토종벌 농가들이 초토화되는 것은 어쩌면 불 보듯 자명한 일이다. 2009년 2만 농가 정도이던 토종벌 농가는 5000농가 안팎으로 줄었다.

    꿀벌이 국내 농작물 수분작용에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가 약 6조 원이라고 한다. 벌의 가치를 인식한다면 근본적인 대책이 지금부터라도 나와야 한다. 이 질병이 퍼진 베트남이 원상 복구하는 데 20년(1974~1994년) 걸렸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정부·학계·농민이 머리를 맞대고 토종벌 회생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겠다.

    또한 이제 정부에서는 꿀벌연구소를 설립하여 토종벌 종 보전 육종· 보급사업 등 다양한 연구 활동을 통해 벌의 가치를 극대화할 시기이다.

    김응식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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