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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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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FTA시대 경남경제의 지향점- 이상목(경제부 부장)

  • 기사입력 : 2013-11-2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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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적으로 맞다’ 혹은 ‘절대적으로 틀리다’로 단정할 수 있는 세상사는 아무것도 없다. 때문에 신처럼 전지전능하지도 않으면서 “내 말이 100% 옳소” 하고 극단적 주장을 펴는 것은 당치 않다. 내비게이션마저도 목적지를 입력하면 ‘경로1’, ‘경로2’를 제시하지 특정경로를 절대적이라 하지 않는다. 예컨대 경로1은 거리가 멀고 운행시간은 길지만 풍경을 즐길 수 있고, 경로2는 거리가 짧고 빨리 도착할 수는 있지만 고속도로를 달려야 해 긴장감이 요구된다는 식이다. 결국 선택은 운전자의 몫이고, 한쪽을 선택함으로써 부담해야 하는 ‘시간’이나 ‘긴장감’은 기회비용이 되는 셈이다. 때문에 기회비용이 제로(0)가 되는 선택은 아무것도 없다.

    매사가 이러함에도 각종 현안에 자기의 견해나 해법이 절대적이라고 강변하는 사례를 일상에서 자주 목도하게 돼 답답하다. 특히나 견해를 달리하는 상대를 향해 증오와 혐오까지 퍼붓는 지경에는 말문이 막힌다. 비록 나와 인식을 달리하는 상대방의 견해라도 겸손하게 경청하겠다는 자세는 민주시민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자 품격이다.

    두서없이 서두를 장황하게 펼치는 것은 국가경제의 운명을 좌우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이 같은 시비의 중심에 있는 사안이라는 점이다. 폐쇄적으로 블록을 치고 우리끼리 번영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하지만 항공우주산업 발달과 인터넷으로 인해 국경은 급속 붕괴되고 있다. 지구촌경제시대는 이제 거역할 수 없는 대세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경제 패러다임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최근 내수시장이 정체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세계교역시장이 급속 통합되면서 분야별 1등 상품이 아니면 살아남기가 힘든 무한경쟁이 전개되는 속에서 말이다. 세계 최강 미국, 세계의 공장 중국, 원천기술 강국 일본, 광대한 영토를 가진 EU·아프리카 시장을 배제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특히 중국의 경우, 최근 연평균 18% 이상으로 내수시장이 성장하면서 한국으로선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수 없다. 상품분야 대외의존도를 봐도 중국은 51%, 일본은 27%인데 반해 한국은 97%에 달해 시장개방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밖에 없다. 상대국의 관세장벽을 허물어야 하고 따라서 FTA는 불가피한 길이다. 경쟁력 열세에 있는 농업이나 축산업 등의 피해는 어쩔 수 없는 기회비용이 된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주체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로선 반발 최소화를 위해 FTA로 이득을 보는 경제주체의 파이를 떼어 이들을 배려해야 한다.

    우리는 지난 2003년 FTA 로드맵을 작성한 후 논란 속에서도 미국·EU를 비롯해 47개국과 체결했고 중국 등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발빠른 대응으로 글로벌 FTA 허브국 지위도 노려볼 만하다. 이렇게 되면 미국·EU·일본의 투자가 유입돼 국내생산을 통해 한·중FTA를 활용, 중국에 수출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획득할 수 있는 메리트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2일 창원에서는 ‘FTA 심포지엄’이 열려 주목됐다. 발제자들은 경남도가 이미 체결된 FTA를 활용해 해외시장 확대에 발빠르게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경남은 태평양 연안에 자리해 지정학적 위치는 매우 뛰어나지만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과 과거부터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발판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인식하는 자리가 됐다. 그래서 경남의 산업경제 기반을 FTA 체제에 맞는 수출주도형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경남도는 이 같은 결론을 전폭 수용해 산업구조 고도화와 함께 지역기업이 FTA 활용도를 높이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이상목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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