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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시사만화가- 김진호 정치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3-12-1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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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대만화의 출발은 18세기 윌리엄 호가드(William Hogarth)의 풍자화로 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인데, 호가드의 풍자화가 담았던 주된 내용들이 당시 영국의 사회, 정치적 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09년 ‘대한민보’의 이도영 화백의 만화가 그 시초로 알려져 있다. 장년층으로서는 1980~90년대 시사만화인 김성환의 ‘고바우영감’, 정운경의 ‘왈순아지매’, 박재동의 ‘한겨레 그림판’ 등을 떠올리게 된다.

    ▼김성환(81) 화백의 ‘고바우 영감’은 1만4139회로 일간신문에 연재된 단일작가의 4칸짜리 시사만화 창작물로는 세계 최고 기록이다. 1950년 처음 선보인 ‘고바우 영감’은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문화일보를 거쳐 2000년까지 현대사를 풍자하면서 50여 년간 서민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정운경(78) 화백의 ‘왈순아지매’는 1955년 여성월간지 ‘여원’에 등장한 이후 1960년대 신문으로 자리를 옮겨 대한일보와 경향신문을 거쳐 1975년부터 2002년까지 중앙일보에 연재돼 총 28년간 8829회를 그렸다.

    ▼박재동(60) 화백의 ‘한겨레 그림판’은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과 함께 등장했다. 1987년 6·10민주화항쟁과 6·29선언을 이끌어 낸 이땅의 젊은이들은 막 창간된 진보 성향의 신문지면 한 귀퉁이를 장식했던 박 화백의 만평에 환호성을 질렀다. 박 화백의 만평은 기성 집권세력의 본질을 예리한 메스로 해부하듯 파헤치며 시대를 고발하고 사회를 풍자했다. 그가 그린 8년간의 그림판은 ‘우리 시사만화는 박재동 이전과 박재동 이후로 나누어진다’고 할 정도로 그의 시사만화는 독창적이고도 독보적이었다.

    ▼김선학 화백의 경남신문 시사만화 ‘거북이’는 2011년 12월 8일 국내 시사만화 가운데 한 신문에 최장 연재 기록인 9000회를 맞은 뒤 지난 6일 9489회를 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김 화백의 ‘거북이’는 1977년 경남신문에 연재되면서 36년간 서민들의 애환과 사회의 문제점·흐름을 해학과 풍자로 통쾌하게 그려냈지만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지난 10일 김 화백이 급환으로 유명을 달리했기 때문이다. 신문을 통해 지역사회에 불멸의 문화유산을 남긴 고인의 명복을 두 손 모아 빈다.

    김진호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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