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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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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자살 기도

50대 여성, 다량의 약 먹어 … 위 세척 받아 생명에는 지장 없어
남편 “경찰과 승강이로 신속대처 안돼”…경찰 “안전조치 취해”

  • 기사입력 : 2013-12-1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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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일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89번 송전탑이 완공됐다. 송전탑의 높이는 128m, 무게는 219t에 이른다./연합뉴스/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이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수면제 등을 다량 복용해 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16일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2시께 밀양시 단장면 주민 권모(51·여) 씨가 96번 송전탑 현장 입구 황토방 농성장에서 수면제가 포함된 다량의 약을 먹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다행히 응급 위 세척을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는 남편(57)에게 ‘수면제 40알을 먹었다’고 전화했으며 남편이 경찰에 신고해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권 씨가 자살을 기도한 농성장 안에서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송전탑 건설 반대와 함께 국민을 존중해야 하며 한전을 비판하는 등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대대책위는 14일 ‘사회 각계에 드리는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반대대책위는 “두 번째 죽음 이후 일주일 만에 벌어진 자살 기도에 밀양 주민들은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며 정부와 한전에 공사 중단을 호소했다.

    권 씨의 남편은 14일 “사람의 목숨이 위중한 상황에서 반인권적, 반생명적 행위를 한 경찰을 엄중히 조사하고 그 책임자를 처벌해 달라”는 요지의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남편은 진정서에서 “수면제를 먹었다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 주민 1명과 농성장으로 달려가려 했으나 경찰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등 승강이를 벌이는 바람에 신속한 대처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대해 “이번 사건 발생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당시 현장에 근무하던 경찰관은 권 씨의 행동이 의심스러워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황토방에 강제로 진입, 술병과 번개탄을 수거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학수·고비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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