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5일 (일)
전체메뉴

2014 경남신문 신춘문예 응모작 분석

응모작 늘고 수준 높아졌지만
신인다운 패기 없어 아쉬웠다

  • 기사입력 : 2013-12-20 11:00:00
  •   
  • 경남신문 신춘문예 심사위원들이 지난 16일 오후 경남신문사에서 각 부문 응모작을 심사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201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는 응모 작품수도 예년에 비해 늘었지만 수도권과 호남지역 등 국내뿐만 아니라 캐나다, 미국 등 외국에서 보내온 작품도 있어 신춘문예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 부문에서는 자신이 해설까지 붙여 시집처럼 엮어 보낸 열성 응모자도 있었다.

    심사는 13일 예심(소설)과 16일부터 18일까지 본심을 거쳐 최종 마무리 지었다. 응모작품은 시 1036편, 시조 191편, 소설 97편, 동화 81편, 수필 184편으로 모두 1589편이 들어왔다.

    올해 작품 수준은 예년보다 한층 높아졌다는 평이지만, 신인다운 패기를 보여주는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쉬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시(최영철, 배한봉, 장만호)= 전국에서 고르게 응모했으며, 진지하고 심각한 작품은 많지 않았다. 응모작들은 평준화돼 고른 수준을 보였다. 자폐적이고 해체적인 시들은 보이지 않았으며, 최근의 시대적인 상황을 반영한 듯 현실을 바탕으로 개인의 삶과 일상을 소재로 내면화한 시가 많았다. 또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작품은 눈에 띄지 않았다. 본심에 총 6편이 올랐고 최종심에서 3편을 놓고 숙고를 거듭했다. 심사위원은 “이 중에서 완성도가 높고 뛰어난 작품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조(이달균, 장성진)= 경제가 어려워진 탓인지 시사적인 경향과 시조 본연의 미적 감수성에 다가가고자 하는 두 경향의 작품이 주를 이뤘다. 가급적 종장 마침처리에 집중하려는 신인의 자세가 좋아 보였다. 하지만 신춘문예 당선작의 경향성에 의도적인 짜맞추기를 하려는 듯 연시조로 승부를 거는 작품도 많았다. 심사위원은 “단수라 하더라도 상상력이 독특하거나 서정성의 완결미를 보여준다면 당선의 영예를 얻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조언했다.

    ◆소설(예심 차민기, 본심 전경린, 정영훈)= 가장 도드라지는 주제는 ‘사랑’이었다. 하지만 ‘사랑’을 빚어내는 서사적 상상은 너무나 평범한 것이어서, 눈길을 단번에 잡아끌지 못했다. 예심 심사위원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보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나 다문화가정의 문제 또한 기존의 문제인식, 즉 ‘불법체류, 노동력 착취, 성폭행, 도피’ 등에서 달라진 게 없어 보였지만, 현실의 시·공간을 넘어선 판타지 속에서 사람살이의 이야기를 유추하게 하는 몇몇 상상력들은 단단한 서사 기반 위에서 그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가족 소재의 이야기도 많았다. 사회 구조가 비가시적이 되고 개인들이 고립된 데다, 지속적인 경제난으로 위기를 떠안은 가족 서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본심에 오른 작품들은 대체로 고른 편이었으며,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의 경우 정형화된 상상력(구성이나 주제, 작법 등)을 보이는 예들이 많았다. 이에 비해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보이는 소수의 작품들은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편이었다. 신인에 걸맞은 새로운 점을 보이는 데 자각적이지 못한 아주 낡은 소설들도 더러 있었다. 본심 심사위원은 “소설이 정답을 충족시키며 공식에 짜맞춘 화해의 결말로 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문제적 인물을 내세워 기존 소설의 방식을 모험적으로 변용하며 독창적인 전환을 통해서 새로운 현실 조망을 만들어내는 작업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좋겠다”고 밝혔다.

    ◆동화(배익천, 이림)= 다문화가정, 결손 가정, 경제적 어려움을 묘사한 작품이 많았다. 또 서부경남 사투리가 든 작품도 많아 지역적인 색깔도 나타냈다. 예년에 비해 응모편수가 많았지만 작품 수준도 비교적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심사위원은 “신춘문예에 걸맞은 새로운 기법으로 씌어졌거나 새로운 소재를 다룬 작품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수필(정목일, 강현순)= 작품 수준은 대체적으로 크게 높지 않았으나 무난했다는 평가다. 대체로 건강이나 가정사를 다룬 내용이 많았다. 심사위원은 “갑자기 큰병에 걸려 어쩔 줄 몰라한다든가, 사소한 일로 가족이 해체된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 등 어둡고 무거운 내용이 주를 이뤄 최근의 사회적인 현상을 반영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신춘문예 당선자와 당선작품은 본지 신년호(새해 1월 2일자)에 발표한다.


    이종훈 기자 leejh@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