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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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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답은 기본에 있다- 김경미(창원동중학교 교장)

  • 기사입력 : 2013-12-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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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가다 보면 한마디의 말이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30년 이상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늘 가슴에 새기면서 힘을 얻는 말이 있다. 그것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풀리지 않는 문제로 고민을 할 때 항상 그 답을 기본에서 다시 출발해 해결했던 적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일은 신중하고 철저하게 처리하면서 사소한 일들은 대충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창의성과 혁신을 강조하는 시대 상황에서 사소함을 강조하면 창의성을 키울 수 없다는 생각에, 색다르고 기발한 것에 집중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기본을 놓치는 경우가 아주 많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어찌 보면 지극히 사소함의 연속이다. 당연하고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소한 기본적인 것들을 충실히 하는 것이 위대함을 이루는 길인 것이다. 교육은 드릴로 바위를 뚫는 것이 아니라 빗방울이 계속 떨어져 바위를 뚫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의 하루 일과를 들여다보면 수업을 하고, 급식을 먹고, 청소를 하고, 친구들과 놀아가며 하루를 보내는, 어찌 보면 참으로 일상적이고 사소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의 이 작은 일들을 경험하고 처리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다. 청소라는 지극히 사소한 일 속에서도 이타심, 협동심, 자율성, 역할분담, 임무수행 등의 사회생활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혹자는 아이들에게 청소시간보다 오히려 공부만 열심히 시켜 성적을 높여 좋은 학교에 진학시키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저기 휴지, 과자봉지, 깡통, 침 자국이 널려 있는 지저분한 교실에서 무엇을 이룰 수 있겠는가?

    <청소력>이라는 책을 쓴 마쓰다 미쓰히로는 ‘버리고, 닦고, 정리하기’라는 세상에서 제일 쉬운 방법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청소는 단지 장소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빛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하물며 청소조차 이럴진대 다른 일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꼼수와 대충이 아닌 기본에 충실한다면 세상은 언제나 나의 편이며, 그 결과는 진실로 위대하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기본에서 다시 출발해 보자. 학생은 학생으로서, 부모는 부모로서, 공직자는 공직자로서 모두가 기본에 충실한다면 세상은 훨씬 더 멋지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김경미 창원동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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