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3일 (금)
전체메뉴

[동서남북] 행운과 불행의 변화- 전강준(사회2부 부장)

  • 기사입력 : 2013-12-30 11:00:00
  •   



  • 공교롭게도 지난해와 올해 본지 동서남북의 마지막 칼럼을 장식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28일에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2008년에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놈 놈 놈!’이라는 주제로 한 해의 각박한 세상을 표현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마지막에 어떤 놈(?)으로 살았던 간에 ‘놈 놈 놈’이 아니라 이젠 ‘행운과 불행’이라는 글귀로 한 해의 간략한 마무리를 하고 싶다.

    고대 그리스의 희곡 작가 아이스킬로스는 어릴 적에 불길한 점괘를 받았다. 하늘에게 맞아서 죽을 것이란 점괘였다. 그는 벼락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면 두문불출하고 어느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어느 좋은 날. 그는 집 밖으로 나섰다가 ‘하늘에게 맞아 죽었다’. 독수리가 거북이를 물고 날아가다가 떨어뜨렸는데 불행하게도 아이스킬로스의 머리 위에 떨어진 것이다.

    미국 보스턴에 사는 조안 긴더라는 60대 여성은 복권을 네 번이나 당첨되는 행운을 누렸다. 1983년, 2006년, 2008년, 2010년. 우리나라 돈으로 매번 24억 원에서 60여억 원에 이르는 당첨 금액이다. 여기에 아이스킬로스의 재수 없는 사람처럼 한 사람이 차량사고에 골절상 등 수없이 당하는 재수 없는 이도 있다.

    행운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 같다. 어떤 생각과 어떤 행동으로 나아가느냐에 따라 행운과 불행이 정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복권에 당첨되는 등 기대할 수 없던 일이 마음먹은 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생각은 최소한의 여유를 주는 것만은 같다.

    영어 표현 중 하나인 ‘첫 번째 펭귄’은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어 도전하는 사람을 빗댄 말로 유불행의 정의와 비슷하다. 펭귄들이 바다에 뛰어들기 전에 서로 눈치를 보면서 한참동안 머뭇거리다 한 녀석이 뛰어들면 비로소 나머지들도 뛰어든다고 한다.

    가만히 앉아 복권에 당첨되는 행복한 이도 있지만, 첫 번째 펭귄처럼 뛰어들다 보면 행운이라는 것이 따라오는 것이 대부분인 것 같다.

    한 해를 보내며 회상도 많게 된다. 한 해가 행복했느냐, 불행했느냐, 잊고 싶은 일이 있었느냐, 좋은 일만 있었느냐. 사회만이 아니라 생각도 복잡다난하다.

    행복한 한 해가 된 사람도 있었지만 인생 행운, 불행의 비율처럼 30대70(%)이 ‘좋고, 좋지 않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사 그렇게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나쁜 일만 있는 것도 아니다.

    올 한 해 들어 되새기는 말 중 가장 귀에 잘 들어오는 글귀는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뿐이다’라는 말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듯이 올 한 해 웃고 운 행운과 불행도 내년 어떤 변화의 모습으로 다가올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 해가 원하는 바 이뤄지지 않았지만 툴툴 털고 새로운 한 해를 맞았으면 한다.

    ‘하늘에서 맞아 죽을 일’을 ‘돈벼락 맞아 죽을 일’로 만들어 보고, 변화하지 않는 것 없듯이 ‘불행한 것’을 ‘행복한’으로 뒤바꿈하는 것도 기원해 봄직하다.

    전강준 사회2부 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