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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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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건강한 도시, 건강한 시민- 박경훈(창원대 환경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4-01-0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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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집 주변에서 쾌적한 공기를 마시면서 산책이나 운동을 할 수 있는 풍요로운 동네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소득수준의 증가와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면서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도시의 물리적, 사회적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상호 협력하여 시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가는 도시’를 건강한 도시라 정의하고, 모든 도시정책에서 건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이른바 ‘Health in All Policies(HiAP)’를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는 얼마나 건강할까?’라는 질문을 가져보게 된다. 새로운 건물이나 아파트, 도로 등을 건설할 때, 그곳에 살아갈 사람과 그 주변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건강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가?

    최근 개정된 환경보건법에서는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환경영향평가 등의 대상이 되는 일부 개발사업 등에 대하여 환경영향평가 등의 평가 항목에 환경유해인자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도시에서 각종 환경오염물질들이 배출되는 장소에 인접해서 주거지역 등이 들어서는 모습을 보게 된다.

    또한 건강을 위해서 WHO가 권장하는 걷기 등의 신체활동을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여건마련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없이는 출퇴근, 쇼핑 등의 일상적 생활이 어려운 자동차 중심의 도시형태, 승강기는 찾기 쉽지만 계단은 찾기 힘든 건물 내부구조, 집에서 걸어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나 식료품점 등 각종 근린시설의 부족, 아이들이 많이 머무르는 학원이나 학교 주변에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건강유해시설, 아이들이 마음껏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장소가 사라져 가는 동네 모습 등은 건강한 도시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이제는 우리도 도시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시민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고려해야 되며,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은 사전에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도시환경을 조성해 가는 데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나가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된다.

    박경훈 창원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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