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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경제경남도政, 삼성의 혁신정신 배우라- 이상목(경제부 부장)

  • 기사입력 : 2014-01-1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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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 벽두 삼성발(發) 어닝쇼크(영업실적 감소)가 우리 경제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지난 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13년 4분기 잠정실적(연결기준)을 보면 영업이익이 8조3000억 원으로 전분기 10조1600억 원보다 무려 2조 원가량(18.3%) 줄었다. 당초 9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을 크게 빗나간 것이다.

    세계를 호령했던 삼성전자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1등을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길인가를 절감케 하는 대목이다. 삼성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휴대폰사업 (IM) 부문이 마침내 실적 부진에 빠지기 시작한 전조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차세대사업이 준비돼 있지 않다면, 삼성의 미래에 좋지 않은 시그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으로 여겨진다.

    이건희 회장은 이를 예견한 듯 지난 2일 그룹 신년하례식에서 강력한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전 세계 임직원들에게 생중계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선두사업은 끊임없이 추격받고 있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다.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대전환을 이뤘듯이 이제 질을 넘어 제품·서비스·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나가자”고 다그쳤다. 유수의 경쟁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오는 상황에서 선도형 기업으로서의 지위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음을 가감없이 시인하면서 살아남기 위한 또 한 번의 거듭남을 강조한 것이다.

    삼성의 사례에서 보듯, 세계 1등 기업이라도 글로벌시장에서 늘 긴장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언제 도태될지 모르는 무서운 세상이 됐다. 하물며 전통기계 및 조선산업에 의존해오고 있는 경남경제의 생존환경은 더 절박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경남은 도민들의 안정적인 먹거리 조달을 위해 산업구조 고도화 실현이라는 혁신의 기로에 서 있다.

    홍준표 도정이 최근 ‘미래 50년의 먹거리 산업’ 발굴에 야심차게 착수한 것은 그래서 다행스럽다. 하지만 그 진정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선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는 삼성의 혁신정신을 차용할 필요가 있다.

    기실 경남의 산업은 창원 기계산업, 거제 조선산업, 진주·사천 우주항공 및 뿌리산업 등을 통해 전국 16개 시·도 중 3위의 지역내 총생산(GRDP)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제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경남은 제조업 분야가 전체 산업의 48.0% 비중으로 전국 평균 30.5%보다 매우 높은 비정상적인 구조다. 반면 지식기반산업의 척도인 총인구 대비 산업재산권 등록건수는 연간 1.2건으로 전국 평균 2.6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특히 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급증하면서 세계시장이 하나로 통합되고, 소위 글로벌경제가 국가단위를 넘어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신속한 산업체질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

    지식기반경제로의 급속한 이행은 산업용지 수요를 격감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때문에 도내 지자체마다 산업단지 확대에 집착하는 관행도 이제 탈피할 때가 됐다. 그릇만 자꾸 만들어 놓고 채울 물이 없다면, 애물단지만 양산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핵심전략산업 선정은 향후 생산·수출 등을 통해 돈벌이가 되는 산업이면서 일자리 창출을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지능형기계부품, 항공우주, 해양플랜트, 로봇, 방위, 풍력부품 등과 함께 원전, 태양에너지, 수송기기IT, 친환경 차량부품, 바이오, 그린홈산업이 적격이다.

    나아가 나노융합, 차세대전지, 융합세라믹, 화학융합소재 등과 같이 그동안 특화하지 않았거나 앞으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할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 다만 미래산업의 발굴만으론 먹거리를 확보할 수 없다. 강력하게 밀어붙여 구현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경남의 미래 먹거리 확보,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도 당국과 도민이 더 큰 경남을 만들어 내는 데 힘과 지혜를 한 곳으로 모아야 한다.

    이상목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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