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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체감온도- 이상권 정치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1-2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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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탐험가 폴 사이플과 찰스 파셀은 남극을 6번이나 탐험했다. 기온보다 사람이 추위를 더 느끼는 데 의문을 가졌다. 플라스틱통에 10℃의 물을 채워 바람과 기온에 따라 어는 시간을 5분 단위로 측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피부 단위 면적당 열 손실량을 계산했다. 1945년 발표한 사이플-파셀 계산식이다. 체감온도 규명의 효시다. 이처럼 체감온도는 피부가 바람과 공기에 노출돼 열을 뺏길 때 느끼는 추위지수다.

    ▼기상청은 체감온도지수(WCTI)를 사용한다. 2001년 미국 기상청과 캐나다 기상서비스가 공동연구팀을 구성해 개발한 모델을 토대로 했다. 코와 턱, 이마, 뺨에 센서를 붙이고 기온과 바람의 속력을 다르게 했을 때 피부의 온도와 열손실을 측정해 설계했다. 기온이 더 높더라도 바람이 세면 실제 느끼는 온도는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밖에도 체감온도는 햇빛, 습도, 성별, 나이, 인종, 성격과 같은 조건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지난해 말 체감온도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좋은 추억은 심리적 안정감을 줘 체감온도를 올린다는 내용이다. 영국 사우스햄프턴 대학 연구팀이 중국·네덜란드 연구팀과 얻은 결과다. 실내 온도가 20℃, 24℃, 28℃인 3개의 방에서 좋은 기억을 떠올리도록 한 이들이 더 따뜻하다고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4℃의 얼음물을 손바닥에 놓고도 평범한 일을 생각한 이들은 20초, 향수(鄕愁)를 떠올린 이들은 그보다 6초 더 견뎠다.

    ▼설을 일주일여 앞두고 한파가 매섭다. 명절 때면 소외계층의 체감온도는 더 낮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시작한 이웃돕기 성금모금이 62일 만에 목표액 64억 원을 달성했다. 모금 목표액 1%를 달성할 때마다 1℃씩 올라가는데 지난 20일 100℃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억여 원이나 많은 역대 최고액이다. 서민의 삶은 언제나 팍팍하다. 나눔은 따뜻함이다. 모두의 체감온도를 올리는 행복한 기억이다.

    이상권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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