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3일 (금)
전체메뉴

범안과칼럼- 스마트폰에 경고문을

  • 기사입력 : 2014-02-03 11:00:00
  •   
  • 범진선 창원 범안과 원장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이 73%에 달한다고 한다. 세계 1위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손에 항상 들고 있는 것이 스마트폰이다. 그리고 틈만 있으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보화 사회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항상 세상과 소통하는 것은 개인은 물론,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눈이 이를 감당해 낼 수 있을까?

    약 30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라는 인간이 세상에 출현할 때, 우리 눈은 주로 먼 곳의 사냥감을 잘 찾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지금처럼 근거리를 잘 보도록 설계된 눈이 아니다. 그런데 약 30만 년의 역사 속에서 불과 수십 년 만에 우리 눈은 가혹하리만큼 근거리 작업으로 혹사당하고 있다.

    우리 눈은 근거리 작업에 적응할 수 있는 진화과정을 가져볼 시간적 여유를 전혀 가져보지도 못한 채 컴퓨터에 이어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를 맞이하고 만 것이다.

    우리 눈이 먼 곳을 볼 때는 조절근(調節筋)이 이완되어 수정체(렌즈)를 얇게 만들고, 가까운 곳을 볼 때는 조절근이 수축돼 수정체를 두껍게 만든다.

    그런데 휴대폰처럼 계속 가까운 곳만 보고 있으면 조절근이 쉬지 않고 계속 수축만 하다가 나중에는 피로해져 일시적인 경련을 일으키고 만다.

    마치 계단을 쉬지 않고 계속 오르기만 하면 다리 근육이 피로해져 쥐가 내리는 것과 같다.

    조절근에 경련이 오면, 가까운 곳을 볼 때 수축했던 조절근이 먼 곳을 볼 때 완전히 이완되지 못해 먼 곳의 사물이 겹쳐 보이게 된다.

    이처럼 조절근의 경련으로, 근시가 아니면서 마치 근시처럼 먼 곳이 겹쳐 보이는 현상을 ‘가성근시(假性近視)’라 한다.

    그런데 가성근시 상태를 근시로 착각하고 근시 안경(오목렌즈)을 쓰게 되면 어떻게 될까?

    조절근이 가까운 곳을 볼 때, 안경 두께만큼 더 많이 수축해야 하므로 조절근의 경련을 더욱 악화시킨다. 이것이 만성화되면 조절근의 통증으로 이어져 눈의 피로는 물론 안구 압박감, 더 나아가 두통으로 발전하게 된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조절근의 경련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사용시간을 줄이고 화면을 30㎝이상 떨어져서 보는 것이 좋으며, 사용 중 자주 5m 이상 먼 곳을 응시해서 조절근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좋다. 특히 흔들리는 차 안에서는 조절근의 피로를 가중시키므로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최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너무 무분별하게 사용해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장시간 게임을 하기도 하고, 이를 부모가 제한하면 이불 속에서 밤샘을 하기도 한다.

    담뱃갑에 적힌 ‘지나친 흡연이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란 경고문처럼, 이제 스마트폰에도 ‘지나친 사용은 당신의 시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범진선 창원 범안과 원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문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