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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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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FC, 터키 전지훈련서 무얼 얻었나 (중) 근성 있는 축구

몸싸움 마다않는 ‘악바리’ 변신

  • 기사입력 : 2014-02-0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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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FC선수들이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에서 공뺏기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 경남FC는 참담했다. 14개 팀 가운데 11위에 그치며 강등권에서 겨우 생존하는 데 그쳤다. 도시민구단의 약한 전력을 감안하더라도 경기마다 만족할 만한 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강등권 전쟁이 치열했던 후반기에 같은 도시민구단인 강원FC와 대구, 대전은 악착같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상대적으로 경남은 근성 있는 축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팀에 애정 없으면 ‘NO’

    이차만 감독은 지난해 12월 26일 선수단 숙소인 함안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선수단과 첫 대면식에서 “모든 것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데 팀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안 된다”면서 “축구화를 신고 있는 동안은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돼 내년 시즌에는 뭔가 달라지는 경남FC가 되도록 하자”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이 감독은 터키 전지훈련장에서도 팀에 애정을 갖고 노력하는 선수가 될 것을 요구했다.

    올 시즌 입단한 신인 선수들을 제외한 기존 선수 대부분은 다른 팀에서 데뷔했거나 경남과는 연고가 없는 선수들이다. 본인이 원해서 경남으로 이적했다기보다는 갈 데가 없거나 어쩔 수 없이 트레이드 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들은 더 나은 조건만 제시되면 언제든 팀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경남이 강등권 추락 위기에 있을 때 일부 선수는 타 구단 이적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뛰기보다는 부상 피하기에만 급급했다. 시즌이 끝나고 일부 선수는 그렇게 팀을 떠났다. 팀에 대한 소속감이나 애착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 같은 경험을 한 구단에서도 선수들에게 프로선수로서 소속감을 갖고 매경기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안종복 대표는 전지훈련서 가진 선수단 특강에서 “많은 팬들을 경기장에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반드시 슈퍼 스타가 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고 많은 땀과 노력을 강조했다.

    박재영 단장도 “선수들의 연봉은 결국 팬들이 주는 것”이라며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재능 기부 등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야말로 프로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고 프로선수로서 자질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

    ◆악바리 근성을 키워라

    터키 전지훈련장에서 코치들은 잔소리 많은 시어머니 역할을 한다.

    특히 이흥실 수석코치의 호된 불호령은 끝이 없다. 선수들과 같이 뛰면서 선수 한 명 한 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다. 선수들이 실수를 하면 넘어가지만 볼을 끝까지 따라가지 않을 경우 심한 질책을 한다. 연습경기에서 몸싸움을 하지 않는 선수에 대해서는 어김없이 잔소리가 쏟아진다.

    새로 가세한 김동훈 GK코치의 훈련도 악명 높다. 입단 2년차인 박청효와 새내기인 손정현 두 골키퍼는 매번 숨이 넘어갈 만큼의 훈련량에 연습이 끝나면 운동장에 드러눕고 만다. 골키퍼 자리는 한 번의 실수로 골을 내줄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만큼 악착같은 근성과 대담성을 길러주고 있다.

    고교 때와 대학 때 이름을 날렸던 신인들도 말로만 듣던 프로팀의 거친 몸싸움에 적응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다. 기존 선배들이 연습경기 때도 봐주지 않고 실전처럼 대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냉정하기로 소문난 ‘발칸의 성벽’ 외국인 용병 스레텐의 무쇠 같은 몸에 한 번이라도 부딪혀본 선수들은 혀를 내두른다.

    루키 권완규는 “스레텐은 동료끼리 연습경기인 데도 봐주지 않고 깊은 태클도 서슴지 않아 처음엔 의아했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동유럽 선수들과 경기에도 밀리지 않게 돼 프로근성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신인 선수들의 거침 없는 도전에 기존 선수들도 괴롭다. 확실한 주전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기술력과 악바리 근성까지 갖춘 신인들이 위협적으로 성장하면서 지난해와는 달라진 팀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차만 감독은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근성이 있어야 하고, 도시민구단이 기업구단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도 근성이다”면서 “전지훈련을 통해 어느 팀에게도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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