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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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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동행- 박금숙(창원예총 회장)

  • 기사입력 : 2014-02-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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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기란 참 묘하다. 입춘이 지나니 봄기운이 주변을 맴돌고, 내 머릿속엔 소통, 융합, 융성, 문화예술, 이런 단어들이 들락거린다.

    다양한 개성과 배경, 그리고 각기 다른 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새로운 형태를 만들고, 그곳에서 어떤 목적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 융합이라면, 그 시작은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면서 조화롭게 소통하는 것이고, 그 끝은 삶의 질이 향상된 행복일 것이다.

    특히 감성을 동반한 소통은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핵심이며 행복과 직결될 것이다. 덧붙인다면, 행복을 창조하고 육성하는 것은 감성이고 예술이며 문화라 생각한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다시 정보화사회로 시대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우리 문화예술계도 예외일 수 없듯이,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무용과 연극이 융합해 무용극을 만들고, 음악과 연극이 결합해 뮤직드라마를 만들며, 서로 다른 음악의 형식을 혼합해 크로스오버(crossover)를 만들었다.

    더 나아가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중심과 주변, 일상과 예술이라는 모든 경계를 넘나들고 융합하면서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창조하고 있다. 이처럼 시대는 융합적 사고를 요구하고 있고, 경계와 경계의 접점에서 ‘탈경계적 장르’를 만들고 있다.

    이제 우리 예술계는 더 넓은 시각으로 시민과 함께하고 사회와 융합하고 기업과 상생하는, 진정한 소통의 정책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좁게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것이며 가난한 예술가의 길을 벗어나는 것이겠지만, 넓게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옛날 이탈리아 피렌체 경제를 주름잡았던 신흥 상인세력 중 하나인 매디치 가문은 막대한 자금을 들여 수도원을 짓고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같은 예술가를 후원했다고 한다. 이것은 단순히 가난한 예술가나 종교단체를 후원하는 의미만이 아닌, 기업과 예술의 동반성장을 꾀한 아름다운 동행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르네상스라는 아름다운 한 시대를 열었듯이, 우리도 이와 같은 동행을 꿈꾼다.

    박금숙 창원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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