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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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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성공신화' 강덕수 회장 쓸쓸한 퇴장

(주)STX 대표이사 끝으로 13년만에 경영일선서 완전히 물러나

  • 기사입력 : 2014-02-12 10: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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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샐러리맨에서 재계서열 13위의 그룹총수 반열에 올라 샐러리맨 성공신화를 만들어냈던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13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주)STX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서충일 고문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지난해 7월 STX팬오션 대표에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STX조선해양, STX중공업의 대표 자리에 이어 STX 경영에서도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강 회장은 여전히 STX장학재단 이사장, STX엔진 이사회 의장 직함을 갖고 있지만 이 자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로써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강 회장의 성공신화는 빛이 바래게 됐다.

     "오늘은 쌍용중공업이 주식회사 STX로 거듭나는 뜻깊은 날입니다. 제2창업 선언과 함께 이제 주식회사 STX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2001년 5월 2일 창원시 성산동 80번지 쌍용중공업 엔진공장 사무실 앞에서 열린 STX그룹 출범식. STX그룹은 이렇게 출발했다.

     지난 1973년 쌍용양회에 사원으로 입사한 강 회장은 2001년 자신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있던 쌍용중공업을 20억 원에 인수해 STX그룹의 초석을 닦았다.

     그는 이어 범양상선(현 STX팬오션)과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을 잇따라 사들이며 M&A를 통해 급속하게 외형을 키웠고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STX를 재계 서열 13위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그룹 설립 첫해인 2001년 5000억 원에도 못 미쳤던 매출이 2012년에는 18조8000억 원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2008년 전 세계를 덮친 금융위기의 유탄을 맞아 그룹이 위기에 빠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해운업이 위축되고 조선업에까지 그 여파가 밀려오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결국 작년 3월 해운 계열사 STX팬오션이 공개매각을 추진하면서 숨겨왔던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이어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버금가는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로 전환됐다. STX건설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받게 됐다.

     STX팬오션도 법정관리 체제에 들어가고 STX중공업과 STX엔진도 자율협약 체제에 편입됐다. 강 회장은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려고 자신의 100억 원 상당 자택을 매물로 내놨지만 소용없었다.

     강 회장의 퇴진으로 STX그룹의 해체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STX 한 관계자는 "자신이 일으킨 그룹이 공중분해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강 회장이 많이 괴롭고 힘들어했다"며 "회사를 살리려 마지막까지 뛰어다녔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앞으로 STX장학재단 등이 있는 서울 강남 도곡동 STX사옥으로 출근해 업무를 볼 예정이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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