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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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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상권·후원기관 아직도 ‘STX 불황 그림자’

자율협약 8개월 지났지만…
다문화어린이도서관 ‘한숨’
지난해 10월 후원 중단

  • 기사입력 : 2014-03-0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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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X조선해양이 경영 악화로 지난해 8월 1일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한지 8개월이 지났다. 기업은 구조조정과 최근 6200억 규모의 탱커 12척 수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STX조선해양 호황기 특수를 누렸던 진해지역 전통시장과 STX그룹의 후원을 받아 운영하던 창원다문화어린이도서관은 기지개를 켜는 STX조선해양과 달리 아직 차가운 월동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내에서 유일한 창원다문화어린이도서관(이하 다문화도서관)이 STX그룹의 후원 중단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1층에 문을 연 다문화도서관은 서울에 있는 ‘모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지난 2009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STX지정기탁으로 설립됐다. STX그룹은 지난 2009년 9월 건물 리모델링 비용 2억 원을 후원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5000만 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STX그룹 경영 위기로 운영비 지원이 끊기면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사서 1명의 인건비와 한국수출입은행에서 후원하는 1000만 원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사서 3명 중 2명은 이주민센터에서 충당하는 인건비를 반으로 나눠 지급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이주민 여성 엔다와유(36·창원시 진해구 석동) 씨는 지난 5일 기자와 만나 “다문화도서관은 유일하게 인도네시아 도서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며 “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로서 한국사회에 더불어 살아가는 일원으로서, 다문화도서관이 가진 가치는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다문화도서관은 국내도서 7000여 권, 몽골 네팔 등 국외도서 4000여 권 등 1만5000여권의 도서와 시청각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회원수는 1500여 명, 월 평균 100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창원시 진해구 경화시장. 장날인 지난달 28일 오후 1시께 길거리에서 과일을 파는 한 아주머니는 “요즘 노란색 작업복 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노란색 작업복은 STX조선해양 직원들이 입는 작업복 색깔을 말한다.

    이홍봉 경화시장 상인회 회장은 “자율협약 이전인 지난 2012년 연말부터 노란 작업복이 시장에서 줄기 시작했다”며 “우리 시장의 가장 큰 손님이었는데 그들이 사라지고 나니 매출이 20% 넘게 급감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그러면서 지난해 자율협약 이후 조심스럽게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타냈다.

    전통시장에서 생선을 판매하는 이모(51) 씨는 “바닥을 찍은 만큼 올라가는 일만 남았을 것”이라면서 “다시 노란색 작업복이 넘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통시장뿐만 아니라 대형할인점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근 대형할인점 관계자는 “작년부터 매출이 늘지 않고 주춤하고 있다”며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STX조선해양의 경영 위기가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유경·고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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