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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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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296) 제5화 불을 좋아하는 여자 46

“할 만해?”

  • 기사입력 : 2014-03-1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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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대한이 여자에게 굴복한 일은 처음이었다. 샤워를 하고 노래방 앞에 세워 놓은 차로 걸어갔다. 밤늦게까지 내린 눈이 녹기 시작하여 길이 질척거렸다. 날씨가 포근하여 빙판길이 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차를 끌고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사무실로 출근했다.

    “눈 때문에 고생하셨죠?”

    사무실에 출근하자 오미경이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모두들 어제 내린 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사무실 직원들도 지각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사고가 날까 봐 쉬고 올라왔어요.”

    장대한은 오미경과 함께 순대국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오후에는 이광석의 사무실로 갔다. 1호점을 개업한 뒤에 2호점과 3호점을 개설하는 문제를 의논하고 논현동 가게로 갔다. 박민숙은 산뜻한 유니폼을 입고 닭강정을 만들고 있었다. 다른 직원들도 오픈 날이 결정되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할 만해?”

    박민숙의 옆에 가서 조용히 물었다.

    “네.”

    박민숙이 예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박민숙이 커피를 끓여주어 마시고 있는데 장윤수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가 전화를 걸어온 것은 오랜만의 일이었다. 장대한은 닭강정을 쇼핑백에 포장하게 한 뒤에 그걸 들고 장윤수를 만나러 방송국 쪽으로 갔다.

    “어때? 사업이 날로 번창하고 있는 모양이야.”

    장윤수가 손을 내밀면서 활짝 웃었다.

    “선배님이 도와 준 덕분입니다.”

    장대한은 장윤수의 손을 잡고 구석진 창가에 가서 앉았다.

    “그래 요즘은 무슨 일을 해?”

    “닭강정 프랜차이즈를 하려고 합니다. 한 번 맛보십시오.”

    장대한은 닭강정이 들어 있는 쇼핑백 하나를 장윤수에게 주었다.

    “맛있는데…?”

    장윤수가 닭강정을 하나 먹고 말했다.

    “맛이 괜찮습니까?”

    “응. 아주 좋아.”

    “다행입니다.”

    장윤수는 좀처럼 본론을 꺼내지 않고 있었다.

    “대단해. 성공할 자신이 있나?”

    “무조건 밀어붙여야지요. 이광석 선배 아시지요?”

    “알지.”

    “이 사업은 이광석 선배가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잘되었네. 이 선배라면 잘할 거야. 참 여유 있으면 조연옥 팀장 좀 도와 줘.”

    “조연옥 팀장이요?”

    장대한은 신문사 경제부에서 일을 하던 조연옥의 얼굴을 아련하게 떠올렸다. 조연옥이라면 똑 소리가 나는 여자다. 성격도 털털하여 여장부라고 불렸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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