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7일 (화)
전체메뉴

6·4 지방선거 이것이 승부처다 ② 경남도교육감 선거

현직 교육감에 맞설 ‘단일후보’ 나올지 최대 관심
단일화 필요 공감하면서도 후보간 입장차 분명
로또 교육감 예방 ‘교호순번제’ 도입 영향 주목

  • 기사입력 : 2014-03-12 11:00:00
  •   
  •  



    오는 6월 4일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는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고영진 교육감에 맞설 중도·진보진영에서 단일 후보가 나올지가 최대 관심사다.

    또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이름을 ㄱ, ㄴ, ㄷ 순으로 기재하면서 생긴 ‘로또 교육감’을 예방하기 위해 새로 도입되는 교호순번제가 어떤 효과를 낼지도 주목된다. 여기에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으로 이번 선거에는 교육경력이 없어도 출마할 수 있기 때문에 의외로 많은 후보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다만 선거비용(17억여 원)이 만만찮다는 점에서 본선에 합류할 최종 후보가 몇 명이나 될지는 미지수다.


    ◆중도·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여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인 현역 고영진(67) 교육감과 맞붙을 후보가 몇 명이 출마하느냐,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느냐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 교육감은 지난 2010년 7월1일부터 현재까지 4년여간 재임하면서 나라사랑·독도사랑 교육에 매진했고, 학업 중도탈락학생 예방에도 주력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97·통영) 할머니의 일대기를 정리한 ‘나를 잊지마세요’라는 역사교육용 책자 발간을 통해 일본의 만행을 일본·미국·중국·UN 등 국제사회에 알렸다.

    특히 도내 18개 시·군을 찾아다니면서 교원, 공무원 등에게 체감할 수 있는 교육력을 발휘토록 지휘하는 모습은 많은 학부모들에게 긍정적으로 각인돼 있다.

    이같은 ‘거물’ 현직 교육감에 맞설 후보군은 아직까지 많지는 않지만 현재 출사표를 낸 중도·진보진영 후보군들도 상황에 따라서는 ‘거물’이 될 수도 있다.

    바로 후보들의 단일화 여부이다.

    야권 후보는 △진보계열의 경우 좋은교육감만들기희망경남네트워크의 박종훈(53) 경남교육포럼 상임대표 △중도계열은 청렴하고 합리적인 교육감 만들기 모임(청합모)에 참여하고 있는 김명룡(51) 창원대 교수와 김선유(60) 진주교대 총장이 있다.

    또 교육의원 일몰제로 대안을 찾아야 하는 진보계열 조형래(47) 교육의원도 진보진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선거가 임박하면 더 많은 후보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진보진영의 박종훈 예비후보는 지난해말부터 올 1월까지 진보진영 자체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된 만큼 출마가 확실하다. 박 후보는 교육적 현안이 있는 각 시·군을 돌면서 기자회견을 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 후보는 18년의 교사경력에다가 8년간의 경남교육위원 활동을 하면서 현장교육과 교육행정에 밝은데다가, 경남교육포럼 상임대표를 맡는 등 현장교육 문제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해 온 점이 강점이다.

    특히 지난 2010년 제14대 선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어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분주히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박 후보는 6명이 출마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23.1%의 득표로 2위를 차지하며 만만찮은 지지층을 과시하기도 했다.

    중도계열 김명룡·김선유 예비후보는 당초 올 1월까지 자체 경선룰에 따라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했으나 경선룰에 다소 이견을 보이며 진척이 늦어지고 있다.

    김명룡 예비후보는 국회·학계·행정계·교육단체 등에 깊이 개입한 경력으로 인해 주변에서 출마가 강하게 점쳐지고 있는 후보다.

    김 후보는 한국비교공법학회 현직 회장이라는 전국적 인지도와 함께 국회입법자문위원, 창원대학교 학생처장, 경남경찰청 인권위원, 경남도 행정심판위원, 녹색경남21 추진위원, 미래창조포럼 상임대표 등 다양한 활동으로 소통형 리더십을 소유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김선유 예비후보는 지난 1976년 거창 신원초등학교 산수분교 교사를 시작으로 1988년 교사 양성의 산실인 진주교육대학교 교수가 됐다. 이어 2011년에는 진주교대 총장으로 선출돼 ‘품격을 갖춘 교사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12년부터 2년동안 도내 14개 대학 총장들과 교육감이 참여하는 경남교육발전협의회 회장을 지냈으며, 지난해에는 전국교원양성대학교 총장협의회 부회장을 맡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는 평이다.

    그러나 김명룡·김선유 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박종훈 후보 등 진보진영 후보간 단일화에 대해서는 현재 확정된 것이 없다. 다만, 후보군이 단일화될 경우, 현직인 고 교육감에 대항할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조형래 교육의원은 이번 선거부터 교육의원제가 폐지되기 때문에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당초 같은 진보진영 박 후보와 단일화를 놓고 지난해 접촉을 수차례 가졌으나 경선방식에 이견을 보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조 교육의원은 교육감 출마 후보군에서 가장 젊기 때문에 성실하다는 것과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 열린 사고 덕분에 교육계 안팎에서 호평받고 있다.

    대학교수로 13년간 근무해 해박한 지식과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인지도를 높여왔다.

    민주·진보계열에서도 범야권 후보단일화 여부가 승패를 좌우한다는 인식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후보자와 후보자 진영의 입장 차이로 단일화가 성사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모든 후보간 단일화의 문호는 일단 열어놓고 있으며, 구체적인 부분은 협의를 거쳐야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여러가지 변수가 많기 때문에 4월께까지 시간이 흘러봐야 출마자들의 면면이 가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호순번제 ‘로또 교육감’ 예방할까= 교육감 선거에서 ‘로또 대박’이 있다는 문제 제기가 많았다. 예전의 경우 정당 추천을 받지 않는 교육감 후보의 투표용지 이름을 ㄱ, ㄴ, ㄷ 순으로 번호를 매겨 유권자들에게 투표하도록 했고, 교육감 후보자의 면면을 잘 모르는 유권자들이 번호가 빠른 1번의 기표를 선호하기 때문에 ‘로또 교육감’ 선거라는 지적이 많았다.

    국회는 지난달 6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제출한 6·4 지방선거에서 적용될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가결, 교육감 선거 투표방식을 바꿨다.

    이에 따라 이번 교육감 선거 투표용지는 ‘가로열거형 기초선거구단위 순환배열식’ 투표용지를 도입한다. 이른바 ‘교호순번제’ 방식인데, 이는 투표용지 안의 후보에게 번호를 부여하지 않은 채 이름을 횡(가로)으로 나열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한 선거구에서 A 후보자가 첫 번째 순위로 투표용지에 기재됐다면 다른 선거구에서는 B 후보자가 첫 번째 순위로 기재되고 A 후보자는 마지막 순위로 순환 기재돼 순번 기재가 골고루 배분된다.


    ◆비교육경력자 후보 누가 있나= 이번 교육감 선거에선 ‘교육경력 3년’을 채우지 않아도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무명의 교육계 인사보다 인지도가 높은 유명인이나 정치인의 출마도 예상된다.

    국회는 지난달 법률 개정을 통해 교육감 후보 자격에 ‘교육경력 3년 이상’을 채우도록 하되 오는 6월 지방선거에는 적용하지 않고 7월 재·보선부터 적용토록 했다. 따라서 이번 6·4 교육감 선거에서는 현행법대로 교육경력이 없는 사람도 입후보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감 출마의 문턱은 낮아졌지만 교육계에서는 교육감의 전문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비교육경력자가 출마하기는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윤제 기자 cho@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조윤제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