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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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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안전에서 약자의 배려- 김태구(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4-03-1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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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들어 많은 사고가 발생해 안전에 관한 관심들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관심이라는 것이 한편으로는 불안이 되어 일상생활에서도 불안감을 갖게 된다. 이런 국민들의 불안으로 말미암아 정부에서는 반짝 대책으로 안심을 시키는 것이 우리나라의 정책 흐름이었다.

    선진국으로 되어 갈수록 안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모든 정책에 있어 안전 우선의 정책이 세워지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최근의 사고와 안전정책을 보면 아직까지 우리가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멀다는 생각이 든다.

    구미에서 발생한 염소가스 누출사고나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에서 발생한 삼성 불산누출 사고와 전남 여수에서 자일로 폭발사고 등의 공통점을 보면,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고 않았고 원청기업이 아닌 하청업체에서 일을 맡아서 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대기업 등의 원청은 위험한 작업이나 근로자들이 꺼리는 작업 등을 하청업체에 맡겨 일을 시킨다. 이것을 위험관리(Risk management)의 기법 중 전문적인 용어로 계약적 전가(Contractual transfer)라고 하는데, 이것이 법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청업체에서 영세한 업체에 이런 위험한 작업들을 맡기면 영세한 기업은 안전에 투자할 여력도 없고, 안전을 담당할 전문인력도 없어서 당연히 안전관리를 소홀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사고는 어떻게 생각하면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고 화재폭발 사고나 가스누출 사고 등은 사업장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의 주민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래서 이런 안전관리에서도 강자가 약자를 배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맡겼다고 책임이 없고 다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일을 무리하게 시켰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함께 안고 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강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고 하청업체만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가 되었다. 하지만 안전만큼은 정부의 정책에서도 물론이지만, 강자가 약자를 배려해 함께하는 안전이 돼야 한다. 그래서 날마다 안전사고로 불안에 떠는 국민들을 안심시켜 줬으면 좋겠다. 이것이 품격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기초가 되지 않을까 한다.

    김태구 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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