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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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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운석(隕石) 로또- 이상권 정치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3-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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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상도 산음현(현 산청) 북리에 천둥소리가 크게 일어났는데 마치 북 치고 활 쏘는 소리 같았다. 사람들이 쳐다보니 무엇인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있었는데 그 형상이 나는 제비 같았다. (중략) 조금 있다가 또 떨어지는지라 가서 보니 쌓인 돌 위에 떨어진 것은 부서져 가루가 됐고 두터운 땅에 떨어진 것은 땅속으로 10척(尺)쯤 들어갔는데 모양은 돌과 같았으며 밖은 검고 안은 희어 돌과 다름없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명종 18년(1563년) 운석(隕石) 발견 보고다.

    ▼앞서 조선 성종 23년인 1492년에는 경상도 관찰사 이극돈이 조정에 보고서를 올렸다. “지난 4월 초하루에 벼락이 치고 큰 비가 내릴 적에 진주에 운석이 떨어져 1척이나 땅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병(正兵) 강계손이 땅을 파고 찾아내니, 빛깔은 뇌설과 같고 모양은 복령과 같았는데, 손톱으로 긁으니, 손톱에 따라 가루가 떨어졌습니다.” 크기가 작았던지 조정에서 하서(下書)하기를 “뇌부(雷斧. 돌도끼)에 비할 것이 아니니, 올려 보내지 말라” 했다.

    ▼옛부터 우리 역사기록에는 이처럼 운석 낙하 사실이 종종 등장한다. 하지만 522년 만에 진주에 떨어진 운석은 역대 최고의 극진한 대우를 받고 있다. 그 값어치가 수억 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운석 로또’ 찾기 붐을 이끌고 있다. 국제 운석사냥꾼(Meteorite Hunter)까지 등장하는 등 ‘운석 심마니’들이 몰리면서 진주는 일확천금의 도시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운석은 우주에서 왔다는 희귀함과 함께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생명과학자들은 운석이 생명체의 근원인 아미노산을 전해줬다고 추정한다. 운석에는 단백질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 구조가 많이 발견되는데 운석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아미노산을 전달했고, 여기서 생명체가 발달했다는 주장이다. 지구생명기원의 비밀을 풀 열쇠인 셈이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던 최영 장군도 ‘돌 보기를 황금같이 하라’는 시대가 올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이상권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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