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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 "창원 글로벌도시로 성장하려면…"

세계경제 국가서 도시 중심으로… 남미 등 도시와 협력체제를
창원국가산단 40주년 기념 산업발전포럼 기조연설
미래학자 존·도리스 나이스비트 부부를 만나다

  • 기사입력 : 2014-04-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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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이 글로벌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선 그동안 소외됐던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의 주요 도시들과 경제협력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빠르게 발전 가능성이 높은 이들 도시와의 교류를 통해 발전을 위한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창원국가산단 4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1일 열린 산업발전포럼 개막 좌담회의 기조연설을 위해 창원을 방문한 미국의 미래학자 존·도리스 나이스비트 부부.

    앨빈 토플러와 함께 세계 미래학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이들 부부는 지난 2일 창원 풀만호텔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세계경제는 서양중심(북미·호주·유럽 주요국가)에서 다(多)중심으로, 국가 단위에서 도시중심 위주로 바뀌고 있다”면서 “창원시도 이런 흐름을 잘 읽고 적절히 대응할 때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200년 전 세계 인구의 단 2%만이 도시에 거주했지만 오늘날은 절반 이상이, 20년 후에는 약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전 세계 GDP의 60%가 뉴욕, 도쿄, 상하이 등 상위 600개 도시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2025년에도 이 비율은 바뀌지 않겠지만 창원도 이 도시에 포함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국가가 아닌 도시 간의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2025년까지 포춘지가 선정하는 500대 기업 목록에서 신흥 경제 국가들의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보다 25%나 상승한 45%가 될 것이다”면서 “앞으로 기업들이 도시를 선택할 때, 어떤 도시가 가장 우호적인 조건을 갖고 있는지, 성장 기회를 갖고 있는지, 최고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지역 정부가 서비스 지향적인지를 고려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존·도리스 나이스비트 부부와의 일문일답.

    -처음 온 창원의 인상이 어떤가?

    ▲아주 좋은 것 같다. 사람도 좋고 풍경도 좋으며, 공단과 주거가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한국에는 몇 번 왔나? 인상에 남는 장소나 사람이 있다면.

    ▲한국에는 여러 차례 왔고, 지난 1967년 처음 왔을 때 한국은 매우 가난했다. 나는 한국의 발전과 성장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부부가 함께 처음 왔을 때는 지난 2003년이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북한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던 것이 인상적이다.

    작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는데 앞으로 방향 등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들어줘 놀라웠다. 지금까지 많은 국가의 정상들을 만났지만 그들은 자기 얘기만 하고 우리가 하는 얘기를 진심으로 듣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의 교육에 대해 틈만 나면 칭찬을 하곤 한다. 반면 한국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매우 불만족스러워하고 있다. 당신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한국교육에 대해서 어찌 생각하는가?

    ▲주입식 학습은 타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외울지는 모르지만 그냥 준 것만 할 수 있는 엔지니어에 불과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막는다. 이것은 어제 교과과정에 불과하다. 또 압박으로 인한 교육도 없어야 한다. 정말 교육이 즐겁도록 해야 한다.

    -한국의 경제가 안고 있는 리스크는 무엇이고 잠재력(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리스크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변화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어디나 마찬가지다. 어떻게 세상이 변하는지에 대한 관심이나 적응해 가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 문제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교육도 잘 받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등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한 가지 문제는 점점 산업이 고도화되는 대신 일자리가 줄고 있어 서비스 분야 외에도 어떻게 일자리를 창출하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미래가 매우 불투명한 상황에서 개인들이 성공적 삶을 위해 어떤 자세와 시각을 가져야 하나.

    ▲모든 사람의 염원이고 영원한 숙제이다. 사람들이 가진 것은 하나이고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어 원하는 것을 충분히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두 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먼저 정말 하고 싶은 직업을 찾아서 일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또 동반자를 찾을 때는 세 번 숙고해야 한다. 진정한 사랑과 정신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때 삶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 만약 잘못된 선택을 했거나 했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히 바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 미래학자로서 미래사회의 큰 흐름을 읽고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사회의 흐름을 읽기 위해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분석하나.

    ▲우리(부부)는 미래학자가 아니다. 배우는 학생이다.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이다. 제가 하는 일은 현재 일어나는 일을 보는 것이고 이것은 미래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지적능력을 통해 지금을 보고 이해하려고 하면 미래를 보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학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치우치지 않는 관점이 필요하다. 선입견을 가지면 의미가 없어진다.

    -오늘날 신문의 위기가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방송과 인터넷에 밀려 전 세계적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20년 이내에 없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

    ▲신문은 그동안 쉬고 있었다. 현재 바뀌는 세상에 적응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휴대폰, 컴퓨터 등으로 실시간으로 뉴스를 접하면서 신문을 통해서는 늦은 소식을 보게 된다. 그래서 신문의 역할이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데서 설명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신문이 소외받은 것은 시대 흐름이 작용하지만 대중 탓도 있다. 그리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하지도, 읽고 싶어하지 않은 점도 있다는 것이다.

    신문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있지만 앞으로 계속 지속될 것이다. 설명하려는 자로 역할이 빨리 바뀌어야 한다.

    -오늘날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 기후변화, IT 및 과학의 급속한 발전 등으로 번영과 위기를 동시에 맞고 안고 있다.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슬기롭게 대처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과제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 문제는 아주 앞선 선진국에 해당하고 한국은 아직 다른 문제라 생각한다. 한국이 현재 직면한 출산율을 높이려면 보모 지원 등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공공재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은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은 것 같다.

    -부인이 매우 미인이면서 지적이다. 부인을 얻기 위한 어떤 비결이 있었나.

    ▲내가 책을 쓰는 저자로 있을 때 아내는 독일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책의 출판에 대한 권리를 가진 상사였다. 이렇게 처음 접한 후 지인으로 자주 만나면서 사랑이 싹터 결혼하게 됐다. 둘 다 목표는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를 찾는 것이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순수하고 높은 곳에 있는 것이 동반자라고 생각하며 서로가 만난 것은 정말 행운으로 생각한다.

    -고령임에도 강연을 다니는 게 존경스럽고 부럽다. 건강은 어떻게 유지하는가?

    ▲아내를 따라가려고 한다. 삶에서 바쁘고 행복하기 때문에 좋은 건강을 유지하는 것 같다. (나이스비트 부부의 나이는 84세와 63세로 21살 차이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사진설명]  세계적인 미래학자 존·도리스 나이스비트 부부가 지난 2일 오전 창원 풀만호텔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창원국가산단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승권 기자/



    ‘메가트렌드’ 용어 창안자

    시리즈 1400만부 이상 팔려

    ☞ 존 나이스비트는= 현대사회를 관통하는 근본적인 변화의 흐름을 가리키는 ‘메가트렌드(megatrends)’란 용어의 창안자이다. 1982년부터 발간된 메가트렌드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1400만 부 이상 팔렸다.

    그는 또 21세기를 가상(Fiction), 감성(Feeling), 여성(Female)을 뜻하는 ‘3F의 시대’라고 표현했고, 중국에서는 금기화된 단어 3T(타이완- 양안 문제, 티베트- 분리자치 대응, 톈안먼 사태-인권 문제)가 있다고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그가 언급한 주요 명제로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미래는 현재에 있다 △게임 스코어에 집중하라 △언제나 옳을 필요는 없다 △ 퍼즐처럼 미래 분석하라 △시장에 너무 앞서지 말라 등이 있다.

    현재 중국 난징대와 톈진대, 러시아 모스크바대 교수 등으로 있으며, 2000년에 도리스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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