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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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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맡겨놓은 커피- 이대승 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14-04-0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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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는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커피를 선택하는 기준도 다양해졌다. 이를 방증하듯 커피 전문점은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마련해 놓고 있다. 때로는 커피의 메뉴가 너무 많아 무엇을 주문해야 할지 당황스러울 때도 있다.

    ▼커피는 수천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기록이나 문헌상의 증거가 없어 커피의 기원에 대해서도 많은 주장들이 있다. 대체로 에티오피아에서 시작해 터키, 인도, 이탈리아,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영국, 콜롬비아, 브라질로 전파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종황제가 1896년 러시아 공사관에서 처음 마셨다고 전해진다. 일반인에게는 1888년 인천에 있었던 대불 호텔에서 처음으로 판매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서스펜디드 커피(Suspended Coffee), 즉 ‘맡겨 놓은 커피’가 회자되고 있다. 맡겨 놓은 커피는 커피를 주문할 때 추가로 한 잔 또는 여러 잔을 더 주문해서 카페에 맡겨두는 커피를 말한다. 이렇게 맡겨진 커피는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와서 마신다. 일종의 기부 문화인 셈이다. 이 운동은 약 100년 전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지방에서 ‘caffe sospeso(맡겨 둔 커피)’라는 이름으로 전해 오면서 2010년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에 이탈리아 서스펜디드 커피 네트워크라는 페스티벌 조직이 결성되면서 다시 이어지고 있다.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은 현재 영국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회사를 포함해 전 세계 150개 이상의 커피 전문점이 참여하고 있다. 이 운동을 통해 보면 기부란 큰 것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누가 마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리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배려하고 베풀줄 아는 넉넉한 마음이 확산된다면 모두가 잘 살고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이대승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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