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7일 (화)
전체메뉴

[사설] 장유상권 블랙홀이 된 롯데관광유통단지

  • 기사입력 : 2014-04-08 11:00:00
  •   


  • 김해 장유 롯데관광유통단지가 본격 조성되면서 지역 내 소상인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과다한 상업시설로 인해 골목상권이 잠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관광유통단지는 지난 1996년 관련 법률에 따라 물류단지로 지정돼 물류단지 시설과 지원시설로 개발한다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영 딴판이다. 롯데아울렛을 비롯해 영화관, 음식점, 커피숍 등이 속속 들어섰다. 주말이면 롯데아울렛에는 사람이 몰려 교통체증을 빚을 정도가 됐다. 사정이 이러니 장유도심의 소규모 상가들은 죽을 맛이다.

    롯데관광유통단지는 개발 초기부터 땅값 특혜 의혹에다 경남도와의 개발이익 정산문제까지 겹쳐 말이 많았다. 이제는 당초 물류단지로 지정됐던 것과는 달리 상업시설이 주를 이뤄 탈도 많은 단지가 됐다. 실제로 통계청(2012년)과 김해시(2013년) 자료는 롯데관광유통단지를 조성하면서 상업지역이 과다하게 배정됐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 전국의 상업지역 비율이 7.6%, 김해가 7.7%이지만 장유지역은 15.8%로 2배에 달한다. 물류단지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물론 유통단지 조성으로 일자리 창출과 유통시장의 선진화, 제품가격의 인하 등 긍정적인 효과를 부인할 순 없다. 하지만 이로 인한 골목상권의 몰락 여파 또한 심각하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 가속화될 것이란 점이다. 곧 워터파크가 개장되면 장유상권이 이곳 유통단지로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갈 게 뻔하다. 여기에다 롯데가 관광유통단지 북측 경계와 지방도 1020호 사이에 있는 북측 부지(농지) 11만8000㎡를 편입하려 하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 이미 도와 롯데가 지난해 5월 체결한 정산합의서는 이를 예고하고 있다. 만에 하나 이곳까지 상업지역으로 추가 지정된다면 장유지역 중소상인들은 설 땅이 없다. 지역상권 활성화는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하루 종일 있어도 손님 얼굴을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장사가 안 된다는 장유지역 의류매점 상인의 한숨소리를 외면하지 말라.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재익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