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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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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갈등·분열의 시대와 부활의 삶- 정오복 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14-04-2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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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는 24절기 중 하나로, 일 년 중 모심기에 필요한 비가 내린다는 곡우였다. 또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한 제34회 장애인의 날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인에게는 성탄절과 함께 교계 2대 명절인 부활절(復活節)이었다. 부활절은 예수가 인간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매달려 죽임을 당한 후 3일 만에 부활한 것을 기념하는, 면죄(免罪)와 영생(永生)의 교리를 완성한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날이라 할 수 있다.

    ▼이날엔 삶은 달걀을 나누는 풍습이 재밌다. 3주 만에 부화한 병아리가 두꺼운 껍데기를 깨고 나오는 것처럼 예수가 죽음의 어둠을 깨치고 밝은 세상을 연 것을 기념하고 그 기쁨을 나눈 데서 기원을 찾는다. 그런가 하면 달걀은 봄 또는 풍요를 상징한 데서 유래됐다는 이론(異論)도 있다. 죽은 것 같이 보이나 그 안에 새로운 생명이 깃들여 있어 언젠가 태어난다는 이유로 한 해를 시작하는 봄에 달걀을 서로 주고 받았는데, 이를 기독교에서 차용했다는 설이다.

    ▼부활절은 춘분 후 첫 만월 다음에 오는 첫째 일요일이다. 따라서 보통 3월 22일부터 4월 26일 사이로 매년 날짜가 달라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을 정하기까지는 오랜 기간 치열한 논쟁과 희생이 뒤따랐다. 동-서 로마교회는 AD 2~3세기 동안 양보 없는 대치 끝에 325년 콘스탄티누스 황제 시절 니케아 공의회에서 결정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7세기에 이르러서야 실행될 정도로 인간의 편견과 아집, 오만은 신(神)마저도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이번 부활절 메시지에서 “갈등과 분열이 반복되고 개인주의가 만연한 세상 속에서 우리들은 나의 생각과 뜻이 다른 이들을 보듬고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웃을 사랑하고 내게 소중한 것을 이웃과 나누는 것이 바로 순교이며 부활의 삶”이라고 당부했다. 오늘 나의 모습, 그리고 우리의 모습을 ‘말씀의 거울’에 투영시켜 봄직하다.

    정오복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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