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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성숙한 인터넷 윤리 의식이 절실하다- 정차근(창원대 중국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4-05-1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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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방성이 특징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공간을 초월해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현대인의 생활에서 중요한 의사소통 도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SNS는 소통의 패러다임까지 바꾸고 있다. 소통 방식의 변화와 모바일 환경 변화가 그것이다. SNS는 공유하는 마이크로 블로그 개념이 크다. 메시지를 공유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글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자신의 글이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할 수 있다. 온라인 상에서 시·공간을 초월한 소통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자유주의자 하이에크는 SNS 공간에서 자유를 보장하면 결국 자생적 질서에 의해 자연스럽게 사회질서가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그 자생적 질서를 위해 지불해야 할 대가가 결코 적지 않다. 세월호 침몰사고에 따른 SNS 발언 파문으로 인한 정치권의 홍역과 근거 없는 발언으로 인한 구속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 국민이 애도 분위기에 잠겨 있는데, 국민 정서에 벗어난 개인적 의견을 SNS에 올려 지탄을 받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그 예다. 정치권은 이 같은 돌출행동이 개인은 물론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이미지까지 훼손한다는 우려마저 나오면서 ‘SNS 경계령’을 내린 상태다. SNS는 벌써 속죄양을 만들고 악마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사회적 비탄과 아픔을 공유해야 하는 과제에 대한 성숙하고 윤리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디지털 온라인 시대 도래로 인한 긍정적 사회적 역할도 크지만 이른바 SNS 포비아(Phobia) 확산 가능성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SNS가 의사소통의 동시성과 효율성이라는 순기능 이외에 사회 전반에 불신을 조장하는 부정적 역기능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SNS는 개인의 의지에서 시작하지만 그 활동 범위는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를 넘나든다. 다수의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 욕구와 개인적으로 은밀하게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상충하기 때문에 이를 둘러 싼 논란이 커지는 것이다.

    대표성이 없는 한쪽의 의견이 편중되게 표출되는 특징이 있는 것이 트위터다. 그러나 트위터에서 많은 지지를 받는 의견이 반드시 우리 사회의 여론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최근 한 언론기관 조사에 의하면 SNS의 트위터 국내 가입자가 550만명을 넘어서고, 가입자의 10명 중 8명 이상은 트위터에 올라온 미확인 소문도 사실이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트위터상의 미확인 소문에 대한 대책으로 이용자를 믿고 그대로 둬야 한다는 대답이 가장 많다. 인터넷 유저들은 SNS를 통한 무분별한 루머 확산 문제에 대해서는 무척 관대하다. 반면에 트위터 사용 문화의 개선과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그럼에도 대부분 이용자가 젊은 층인 SNS의 의견이 사용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는 것은 젊은이들이 기성 언론과 기득권에 대해 많은 불신과 불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SNS를 통한 루머 확산 등의 역기능을 줄이기 어렵다.

    즉 최첨단 정보산업 기술의 초고속 성장에 대한 균형 있는 디지털 문화와 성숙한 SNS 시민 교육만 이 역기능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방통위가 SNS 문화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공교육 교과과정에 ‘인터넷 윤리’를 필수 또는 권장 과목으로 추진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적 재난 시 SNS를 통해 협동·격려·위로하는 공동체정신의 확산에 공헌한 활동에 대해서는 포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차근 창원대 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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