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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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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영 윤이상 생가 터 도로로 편입돼선 안된다

  • 기사입력 : 2014-05-1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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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인 윤이상의 생가 터가 도로로 편입돼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통영시가 윤이상 기념관이 있는 도천테마파크와 맞닿은 부지에 폭 8m, 길이 177m의 도로를 개설하기 위해 26억원을 들여 지난 2011년 1차 구간(길이 78m) 공사를 마친 데 이어 2차 사업으로 윤이상 생가 터를 포함한 99m를 대상으로 공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부지에는 70㎡ 규모의 윤이상 생가 터가 포함돼 있다.

    통영시는 윤이상 생가 터 인근 주택 한 채에 대한 보상이 지연되면서 착공이 미뤄졌으나 최근 수용재결이 확정돼 오는 6월부터 공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통영시는 1970년대 이미 계획된 도로예정지인 데다 주민들도 불편을 호소하고 있고, 이미 주민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공시까지 된 것이어서 도로 개설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해 통영시민들은 윤이상기념관인 도천테마파크를 조성한 것은 생가 터가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라며 생가 터 도로 편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생가 터를 도로에 편입시켜 흔적을 없앤다면 윤이상기념관의 의미까지 희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통영시는 해당 구역에 윤이상 탄생표지석 등을 세우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는 하지만 이것 또한 별 의미가 없다. 통영시가 굳이 도로를 만들겠다면 생가 터를 비켜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도로가 반드시 직선일 필요는 없다.

    통영에서 태어난 윤이상 선생은 생존 당시 현존하는 유럽 5대 작곡가의 한 사람으로 선정될 만큼 자랑스러운 우리 고장의 음악인이다. 윤이상이란 이름을 내세워 국제음악제를 개최하고 520억원짜리 국제음악당까지 지은 통영시가 그의 생가 터를 없애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다른 지자체들은 없는 것도 애써 만들어 가면서 자기의 고장을 알리려고 하는 마당에 통영시는 있는 것도 왜 없애려 하는가. 윤이상 생가 터는 그의 음악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통영시는 예향 통영이란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윤이상 생가 터를 보존하는 방안을 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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