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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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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아이들 올라오는데 어디갔어? 빨리와!"

  • 기사입력 : 2014-05-14 16: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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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상에! 아이고! 왜 이제야 올라오니."

    시신이라도 찾고자 하는 실종자 가족의 바람을 무참히도 짓밟힌 잔인한 날이 계속되던 14일 오후 1시간여 사이에 5구의 실종자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는 아이러니한 '희소식'인 시신 수습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해진 전남 진도군 팽목항 가족대책회의소 텐트 안에서는 탄식이 울려 퍼졌다.

    이날 오후 1시 20분께 물때가 고조에서 저조로 바뀌는 정조 시간 동안 약 1시간 20여 분간 잠수수색이 펼쳐졌다. 

    아이들 시신을 찾은 뒤 팽목항을 떠났던 단원고 2학년 7반 학부모 20여 명이 팽목항을 다시 찾아 가족대책회의소나 실종자 가족 임시숙소에서 구슬픈 조우를 한 직후였다.

    실종자 가족과 단원고 유족은 떨리는 마음으로 서로 두 손을 맞잡고, 수습된 시신의 인상착의가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아이들이에요? 남자예요, 여자예요?" 한 단원고 학생 실종자 어머니가 대책본부 담당자를 붙잡고 애타게 물었다.

    아직 모르겠다는 답을 들은 어머니는 전화기를 들고 밖으로 나와 다른 가족에게 황급히 연락을 했다.

    "아이들 올라오는데 어디 간 거야… 빨리 와서 확인해봐요."

    비가 가족들의 눈물마냥 추적추적 내리고 어머니는 이 빗속에서 팽목항을 뛰어다녔다.

    그 사이에 추가 수습 소식이 들어와 모두 합해 5구의 시신이 이날 오후 수습됐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을 책임지는 해경에게 울화통을 터트렸다.

    한 단원고 학생 아버지는 "울화통 터진다. 차라리 내가 들어가고 말지…"라며 "할 수 있으면 하겠다는 말은 그만하고 우리 아이들을 무조건 꺼내달라"고 해경 측에 요구했다.

    이날 가족대상 브리핑에는 평소와 달리 아버지들이 다수 참석하고, 어머니 등 여성은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기다림에 지친 듯 보이던 이들은 시신 수습 소식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자녀를 애타게 찾았다.

    아직 찾지도 못한 혈육이 점점 잊혀지는 것도 실종자 가족들의 걱정거리다.

    팽목항 가족대책회의소 옆에 주차된 방송차는 "이제 세월호 소식보다는 선거관련 정치뉴스만 나오니 필요없다"는 가족들의 요구로 치워졌다.

    그 자리에는 "조금 있으면 월드컵이 열린다. 그러면 국민들 관심이 그리로 쏠릴 것이다"며 "이 비극적인 사고가 세인들의 기억에서 잊혀 갈 것이다"고 우려하는 글이 적힌 피켓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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