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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무너진 삼강오륜 다시 세워야- 이태균((주)동명에이젼시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14-05-1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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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어른들이 젊은 청년이나 학생에게 도덕심을 함양하거나 인륜을 가르칠 때 곧잘 삼강오륜을 말한다. 현대사회에서 왜 삼강오륜을 거론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나 우리사회의 상황을 보면 인륜 도리의 근본을 담고 있는 삼강오륜이 정말 절실하기 때문이다.

    삼강(三綱)과 오륜(五倫)이란 공자가 인륜의 도리를 가르친 유교의 근본이 오륜이고, 정치적 목적의 가르침이 삼강이다. 삼강(三綱)이란 첫째가 군위신강(君爲臣綱)으로 임금과 신하 사이의 도리로서 신하는 임금을 섬기는 것이 근본이며, 부위자강(父爲子綱)은 어버이와 자식 사이의 도리로서 아들은 아버지를 섬기는 것이 근본이며, 부위부강(夫爲婦綱)은 남편과 아내 사이의 도리로서 아내는 남편을 섬기는 것이 근본임을 뜻한다.

    다섯 가지 지켜야 할 도리가 오륜(五倫)인데, 부자유친(父子有親)으로 어버이와 자식 사이에는 친함이 있어야 하고, 군신유의(君臣有義)로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로움이 있어야 하며, 부부유별 (夫婦有別)로 부부 사이에는 구별이 있어야 하고, 장유유서(長幼有序)로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차례와 질서가 있어야 하며, 붕우유신(朋友有信)은 친구 사이에 믿음이 있어야 함을 일컫는 것이다.

    이번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박수현군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영상에서 어린 학생들이 보여준 희생정신은 배가 침몰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구명조끼를 양보하는 등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며 서로 돕고 격려하면서 선생님의 안부까지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물겹도록 대견스러워 어른의 한 사람으로 이 영상을 보기가 정말 부끄럽다. 반면에 승객을 책임지지 않고 먼저 탈출한 선장과 승무원들, 그리고 신속하고 제대로 된 구조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비난받는 당국을 더욱 부끄럽게 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에게 인륜과 도덕을 가르칠 때 삼강오륜을 앞세운다. 그러므로 어른들이 착한 아이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데 따른 회한이 더욱 무겁게 우리 가슴을 짓누른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수백명의 학생들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생명에 대한 사랑이 희석된 데서 비롯된 참사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뿌리내려 있는 금전만능주의와 관료주의, 그리고 부패 커넥션이 이들의 희생을 초래한 것으로 어쩌면 세월호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축소판을 보는 것과 같다. 무사안일과 요행만 바라며 나만은 아니겠지 하는 구태의연한 의식과 생명경시 풍조까지 더해지면서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의 달에 옛 어른들이 인륜에 대한 가르침의 근본으로 삼았던 삼강오륜이 새삼 그립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정부와 국민은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 대비책과 무너진 삼강오륜을 다시 세워야 할 것이다.

    이태균 (주)동명에이젼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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