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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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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를 가다] ② 김해시장 선거… 여당·친노 정서 '팽팽'

경력 화려한 중량급 인물 10년만에 재격돌

  • 기사입력 : 2014-05-1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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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가 얼마나 욕을 보고 있노. 김정권이 찍어 힘을 실어줘야지”, “아이들 한 명도 못 구한 정부를 어떻게 믿겠노. 김맹곤이 찍어야지.”

    지난 200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김정권(새누리당) 전 국회의원과 김맹곤(새정치민주연합) 시장이 10년 만에 다시 격돌한 6·4지방선거 김해시장 선거에 대해 유권자들은 세월호 참사를 거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해 민심의 척도로 불리는 김해 동상동 전통시장.

    15일 오전 이곳에서 만난 식당재료·잡화가게 주인 주원도(41)씨는 “김해시장 선거에 세월호가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젊은 사람들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인 김맹곤 시장을 선택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주씨는 “지금까지는 새누리당을 지지했지만 정부가 세월호 사고에 갈팡질팡 대응하는 것을 보고 야당으로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이상철(59)씨와 채소가게 종업원 김모(47·여)씨는 “세월호 사고가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아직 누구를 찍을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년층에서는 새누리당 지지가 확고했다.

    농산물을 사러 온 이모(72·여)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때문에 시달리고 있어 불쌍하다. 새누리당에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에 대해 냉담하게 반응하는 상인들도 적지 않았다.

    농산물가게 주인 김모(72·여)씨는 “누가 시장이 돼도 마찬가지”라면서 “선거 때는 잘하겠다고 하더니 당선되고 나면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한두 번 속는 것도 아니고 이젠 관심이 없다”고 외면했다.

    선거를 19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역 정가에서는 현재 판세에 대해 ‘백중세’라고 분석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풍부한 정치경험과 연륜을 갖춘 중량급 인물인 만큼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 전 의원은 3선 도의원, 2선 국회의원, 여당 사무총장, 경남발전연구원 원장 등을 지낸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김 시장은 경남개발공사 사장, 국회의원, 김해시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0년에는 영남권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유일하게 기초단체장으로 당선됐다.

    여당 텃밭인 경상도이면서도 ‘노무현 정서’를 품고 있는 김해지역 정서상 여야 후보 누구도 압도적으로 승리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새누리당 경선에서 컷오프를 통과한 다른 예비후보 4명을 제치고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됐다.

    김 시장은 지난 4일 새정치민주연합 김해시장 후보로 확정된 후 8일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양김’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때 ‘김해갑’ 선거구에서 맞붙었다. 당시 김 시장은 열린우리당 후보로, 김 전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로 각각 출마해 김 시장이 47.4%(3만5485표)의 득표율로 44.2%(3만3073표)를 얻은 김 전 의원을 3.2%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하지만 이듬해 김 시장은 선거법 위반으로 금배지를 반납했고 김 전 의원은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 국회에 입성했다.

    김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한나라당 사무총장까지 역임했지만 2012년 19대 총선 때 민주당 민홍철 후보에게 1.1%포인트 차이로 낙선했다.

    절치부심하던 김 전 의원은 ‘국회의원 불출마’라는 배수진을 치고 김해시장 출마를 선언, 당내 경선에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공천을 따내 10년 만에 재대결이 성사됐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때는 탄핵 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압승을 거뒀고 대통령의 고향이었던 김해였던 터라 힘든 싸움을 했지만 아주 근소한 차로 졌다”며 “당시 대결은 개인적 역량이 평가될 상황이 아니었지만 이번엔 시민들께서 정확하게 판단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지난 4년의 시정 성과와 앞으로 어떤 시정을 할 것이냐는 비전으로 승부할 생각이기 때문에 상대가 누구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김해시를 글로벌 명품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가 바로 저 김맹곤임을 믿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해시 불암동 출신인 김정권 전 국회의원은 활천초·김해중·김해고·인제대·인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석사)했다. 김해시 상동면 출신인 김맹곤 시장은 금동초·김해중·부산 동성고·단국대 법정대학 법률학과를 졸업했다.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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