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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약속 지킨 친구들…영정 들고 '우정의 사진'

  • 기사입력 : 2014-06-07 1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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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10일 경기도 안산시 중앙동의 한 사진관에 고등학교 남학생 18명이 모였다.

    수업이 없는 토요일이지만 저마다 다른 교복을 입고 나타난 학생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함께 서서 포즈를 취했다.

    가장 뒷줄에 선 3명은 'FOREVER', '4.16'이라고 적힌 작은 칠판을 들었고 맨 앞에 앉은 3명이 손으로 만든 하트 앞에는 이들처럼 교복 입은 학생 3명이 검은 띠를 두른 액자 속에서 미소 짓고 있었다.

    영정사진 속 학생들까지 21명은 대부분 서로 다른 고등학교에 다니지만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일부 친구들의 소개로 만나 컴퓨터 게임과 운동을 함께하면서 중학교 때부터 절친한 친구가 됐다.

    학교가 달라 모두가 한자리에 모일 기회는 적었다. 그럼에도 4~5명씩은 매일 보고 지냈다는 이들은 중학교 졸업을 기념으로 다 같이 사진을 찍었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또 한 번 찍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4월 16일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이모 군과 두 명의 박모 군 등 단원고등학교 친구 3명이 차갑게 식은 몸으로 돌아왔다.

    문영환(17)군 등 남은 학생들은 친구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만 슬픔을 추스르고 이 군 등의 부모님으로부터 허락을 받아 영정사진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서서 친구와의 약속을 지켰다.

    이들은 이렇게 찍은 사진을 각자의 지갑 속에 간직하고 3장을 더 인화해 그동안 이 군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모아 만든 5분짜리 추모 동영상과 함께 세상을 떠난 친구들의 부모님께 전달했다.

    문 군은 "(박 군과) 내년 5월에 군 부사관 시험에 지원하기로 하고 같이 헬스장을 다녔는데 이렇게 돼 마음이 너무 아프다"면서 "우리 곁을 떠난 친구들 몫까지 열심히 해서 내년에 반드시 꿈을 이루겠다"고 울먹이며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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