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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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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뮤비에 담은 싸이 힙합, 세계인도 흠뻑 취할까

신곡 '행오버' 한국시간 9일 공개

  • 기사입력 : 2014-06-08 16: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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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이와 스눕독 '행오버' 티저 포스터


    월드스타 싸이(본명 박재상·37)의 신곡 '행오버'(Hangover) 일부가 삽입된 영상이 공개 이틀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만 건을 돌파했다.

    지난 6일 공개된 이 영상은 8일 오후 7시(미국 동부 시간 기준) ABC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 게임 나이트'(Jimmy Kimmel Live: Game Night)에 싸이와 스눕독이 출연한다는 예고 영상이었지만 뮤직비디오의 장면이 10초가량 소개되자 누리꾼의 높은 관심을 얻었다.

    세계적인 힙합 뮤지션 스눕독이 피처링한 신곡으로 컴백하는 싸이가 '강남스타일'의 기록을 뛰어넘을지 다시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 뮤비는 한국 스타일 담긴 'B급 코미디'…'동네 형' 스눕독이 웃음 '업'

    '행오버'의 뮤직비디오에는 싸이와 스눕독이 한국 스타일의 음주 문화를 즐기는 모습이 코믹하게 담겼다.

    특히 미국 '힙합계의 대부'로 불리는 갱스터 래퍼 스눕독이 싸이와 함께 '소주잔 돌려 마시기'를 하거나 노래방에서 탬버린을 흔들며 노래하고, 당구장에서 자장면을 시켜먹고,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삼각 김밥으로 '해장'하고 사우나를 찾은 모습은 마치 미국 NBC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의 한 장면처럼 폭소를 자아낸다.

    '행오버'의 티저 포스터에도 싸이와 스눕독이 소주병을 들고 경쾌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 싸이가 변기에 구토하고 스눕독이 등을 두드려주는 모습이 재기발랄하다.

    이처럼 싸이는 글로벌 히트곡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에서 보여준 'B급 코미디' 정서를 이번에도 녹여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국 음주 문화에 생소한 스눕독의 '일탈'은 B급 특유의 '싼 티'를 넘어 마치 유쾌한 놀이를 즐기는 듯하다.

    스눕독의 음반을 유통하는 소니뮤직코리아의 이세환 차장은 "B급 정서의 패러디 영화인 '무서운 영화' 시리즈나 'SNL'에도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유명 인사들이 카메오로 출연해 큰 웃음을 준다"며 "싸이의 뮤직비디오에서도 갱스터 랩을 하는 스눕독의 반전 모습이 재미있는 'B급 코미디물'의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국내 힙합계도 스눕독이 마치 '동네 형'처럼 출연한 모습에 "신선하다"며 호응하고 있다.

    래퍼 매드클라운은 "미국 웨스트코스트 힙합을 대표하는 스눕독은 투팍, 닥터 드레처럼 힙합 문화에선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뮤지션"이라며 "그런 래퍼가 한국적인 유흥의 정서를 즐기는 모습이 신기하고 황당하면서도 싸이 선배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래퍼 사이먼디도 "스눕독이 한국 술자리 문화를 흉내내는 모습이 신선한 충격이었다"며 "싸이 형도 스눕독의 음악을 듣고 자랐을텐데 지금 함께 작업하는 모습이 대단하고 부러웠다"고 덧붙였다.

    한국 시간 9일 오전 8시15분 유튜브에 공개될 뮤직비디오 풀 버전의 파급력은 한층 클 것으로 보인다.

    싸이가 최근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사상 최초로 '20억 뷰'를 돌파하며 온라인상에서 대규모 모집단을 보유한 상태이고, 스눕독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려는 누리꾼의 '클릭'도 가세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 스눕독이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노래방에서 중년의 아주머니를 부둥켜안고 춤추는 사진 등이 공개돼 더 많은 웃음 장치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이를 견인차로 한국식 음주 문화가 덩달아 인기를 끌지도 모를 일이다.

    이미 재미교포가 주축이 된 힙합그룹 파이스트무브먼트가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른 '라이크 어 지 식스'(Like A G6)의 뮤직비디오 도입부에 로스앤젤레스의 한국 음식점에서 소주를 마시는 장면을 담았지만 '행오버'처럼 '한국 색'을 테마로 하진 않았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 '치맥'(치킨+맥주) 열풍처럼 소주, 사우나가 놀이 문화처럼 번질 수도 있는 일이다. 



    ◇ 음악은 팝 시장 겨냥한 힙합 스타일…세계무대 타깃 프로모션

    웃음을 '일 발 장전'한 뮤직비디오와 달리 음악에는 한층 무게감을 둔 듯하다.

    단 몇 초가 공개된 '행오버'는 영어 랩이 반복되는 후렴구의 중독성이 강하다. 스눕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행오버') 뮤직비디오와 노래가 마치 마약 같다. 한 번 들어봐 달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행오버'는 비트가 강한 힙합 스타일. 이단옆차기의 마이키는 "힙합 비트에 트렌디한 사운드"라며 "10초짜리 후렴구였지만 음악에 신경을 많이 쓰며 무게감을 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세환 차장은 "싸이는 원래 힙합을 하는 래퍼"라며 "스눕독이 팝 시장에서 여전히 인정받는 1세대 래퍼인 만큼 스눕독의 피처링 지원사격으로 글로벌 힙합 시장에서도 본연의 모습으로 주목받는 힘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맞춰 그의 신곡 프로모션도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때보다 팝 시장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싸이는 미국의 인기 토크쇼에서 신곡을 처음 선보인 뒤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 1시 아이튠즈를 통해 세계에 독점 발매한다. 아이튠즈가 한국에는 서비스되지 않는 만큼 세계무대를 타깃으로 했다는 의미다. 특히 아이튠즈가 비욘세, 다프트 펑크 등 인지도와 파워가 있는 팝스타의 음원을 독점 공개한 점을 고려하면 싸이의 위상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그럼에도 싸이는 여전히 웃기는 동양 가수란 편견을 깨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데뷔 시절부터 "내 모토는 웃기되 우습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한 그는 국내에선 음악적인 역량을 함께 인정받았지만 아직 해외에서는 이러한 측면을 부각시키진 못했다.

    스스로 '나답지 않은 음악'이라고 말한 '젠틀맨'이 유튜브 '7억 뷰' 돌파를 목전에 뒀지만, 빌보드에서 7주 연속 2위를 차지한 '강남스타일'의 영광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세환 차장은 "'강남스타일'의 성공 요인은 '재미와 신선함'이었지만 큰 부담을 안고 만든 '젠틀맨'은 전작의 성공 전략을 따르면서 '소퍼모어 징크스'(두 번째 작품은 실패한다는 속설)처럼 '대박' 나진 못했다"며 "미국 매니지먼트와 손잡은 싸이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뛰는 뮤지션이니 앞으로의 음악 방향이 한층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선공개 곡인 '행오버'에 이어 올여름 발표할 새 앨범은 싸이의 글로벌 영향력을 견고하게 다지는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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