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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최고의 교육은 공감(共感)이다- 김지숙(마산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4-06-2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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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4일 교육감선거로 17명의 교육감이 당선됐고, 우리는 그 교육감들이 교육을 뭔가 확 바꿔 주길 바라는 많은 기대와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교육이 백년대계가 아닌 ‘4년대계’가 되지 않을까? 라는 우려도 많다. 그러나 교육감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할까?

    교육은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인간이 90~100살을 산다면, 학창시절 꿈꾸고 계획하는 것이 적어도 70~80년 인생의 기초를 만드는 것이다. 점수, 성적에 너무 몰입해서 어느 대학에 가느냐에 집중하기보다 오히려 70~80년 인생을 스스로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교육을 해야 한다. 그 길은 아이 혼자 가도록 두면 안 되고 선생님과 부모, 지역사회가 모두 함께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애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공감하는 부모, 어른, 선생님이 많은 사회가 되어야 한다. 공감은 아이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최고의 교육환경이기 때문이다.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사람’만이 좋은 선생님,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다. 최근에 읽은 ‘스칸디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을 선물한다’의 일부분 /‘나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보다 ‘내 아이는 어떤 부모를 원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면 문제 해결이 쉬워진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공감해주라/를 응용해서 ‘나는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은가?’보다 ‘내 학생은 어떤 선생님을 원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이 노력 중이다.

    부모는 아이와 이야기할 때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아이가 “따분하고 심심하다”고 그저 자기 기분이 어떻다고 말했을 뿐인데, 부모는 “심심하긴 뭐가 심심해, 숙제나 하지?”라고 말하기 쉽다. 이럴 때 ‘다시는 부모님한테 이야기하지 말아야지’라며 말문을 닫아 버릴 수 있다.

    아이와 공감하는 부모가, 어른이, 선생님이 되자. 공감과 동감은 다르다. 공감(empathy)은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고, 동감(sympathy)은 상대와 똑같이 느끼는 것이다.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거나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는 부모, 어른, 선생님이 많은 사회는 건강한 자아의식이 발달한다.

    얼마 전에 읽은 책의 본문 구절이다. ‘소위 문제아가 되면 부모는 친구 탓, 교사 탓, 학생 탓, 세상 탓, 운명 탓으로 돌린다. 언제까지 서로를 탓하면서 흔들리는 아이들을 외면할 수는 없다. 아이들을 대하는 관점과 태도만 바꿔도 문제될 게 없다. 어른들의 가치와 기준으로 문제아니 부적응아니 낙인찍고 차별하는 게 진짜 문제다. 어른들의 무지와 편견과 오해가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탁월한 교육 프로그램보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포기하지 않고 품어주는 교사의 따뜻한 마음이 더 절실하다. 머지않아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살이 될 거라고 하는데, 10대와 20대 몇 년의 교육 수준을 근거로 나머지 인생을 평가하고 결정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아이가 남들보다 1~2년 늦는다고 걱정하시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평생을 늦는 게 아니니까. 남들보다 뒤처진 것 같지만 지금의 고민이 앞으로 20년, 30년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공립 대안 태봉고 이야기>

    부모, 어른, 선생님들이여! 공감 능력을 키워 보자. 그러면 그 아이들도 공감하는 좋은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 갑갑하겠지만 시간을 주고 기다려 보자. 문제아, 부적응 아이가 어른들의 말씀처럼 늦게 트일 수도 있다. 우리들의 미래인 아이들이 걱정 없이 꿈을 꿀 수 있게 지켜줘야 하는 것이 어른들의 의무이다.

    김지숙 마산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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