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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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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축제는 문화산업이다- 조매정(거창국제연극제 육성진흥회 예술감독)

  • 기사입력 : 2014-07-03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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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는 사람이, 사람에 의해, 사람을 위해 꾸며진 공동체 공감마당이다. 일상의 궤도를 끝없이 반복하며 목숨을 부지하는 불쌍한 인간에 대한 연민의 정은 문학을 선두로 예술의 보편적 테마가 된 만큼 인간사회는 점점 물기 없는 사막천지가 되어가고 있지만, 다행히도 인간은 혼자가 아니고 다 같이 모여 공동사회를 구성하며 살아가는 개연적 존재이기 때문에 자연발생적으로 축제가 탄생돼 온 것이 사실이다.

    사람은 누구나 고독 속에 살다가 고독으로 일생을 마감하는 외로운 존재이다. 특히 현대인은 인간이 만든 인공두뇌-컴퓨터로부터 차가운 가상의 사건과 건조한 시공에 휩싸여 일상을 살아가는 투명기계로 전도된 지 오래다. 미래는 핵보다 더 두려운 인간성이 증발하거나 상실한 비인간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불안하다.

    비인간으로 몰락하는 세상을 인간세상으로 회복하는 바로미터가 축제이다. 국내 이러저러한 축제가 수천 개나 된다고 한다. 축제의 본질을 충족하지 못한 천박한 잔치부터 식상한 마당까지 모두 축제란 이름으로 과대 포장돼 지자체의 전시축제로 전락되어 가고 있다.

    축제는 인간성 회복과 인간 공동체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회복하는 창조 사회적 기능의 축제로 발전돼야 바람직하다. 산업의 스펙트럼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굴뚝에서 연기를 내는 인간생활의 편리만을 위한 문명산업이 인간가슴에서 열기를 뿜게 하는 정신행복의 문화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이다. 산업방향의 구조가 물질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이미 문화는 피상적이고 추상적인 용어가 아니다. 인간성을 회복하고 창조하는 모든 화학적 행위가 문화이다.

    부조리와 모순, 탐욕으로 가득 찬 인간 개체의 이기심을 한꺼번에 녹이고, 공동선을 지향하는 공동체의 용광로 역할이 축제이다. 인간을 지키고 인간의 고독을 서로 나누며 미래의 희망을 공동으로 공유하는 희열, 환희, 황홀이 현존하는 창조 사회적 축제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회복하는 프로페셔널 문화산업으로서 진정한 페스티벌이다. 축제는 문화산업이다.

    조매정 거창국제연극제 육성진흥회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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