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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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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

매일 쳇바퀴 도는 직장인 되기 싫다면…
학벌·스펙 무시하고 즐거운 직업 찾은 7인

  • 기사입력 : 2014-07-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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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야 성공한 삶일까?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진학과 미래 직장을 위해 오롯이 다 바치는 것이 학창시절을 잘 보낸 것이고, 친구와 잘 사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긍정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학교 생활을 못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결국, 좋은 학벌과 좋은 직장을 구하지 못한 사람은 인생의 실패자일까?

    진로에 대한,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러한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공부를 잘하고, 흥미가 있는 사람은 공부로 삶을 개척하면 될 것이고, 그림을 잘 그리거나 목공예를 좋아한다면 이를 살려 미래를 풍성하게 하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우리 사회는 이러한 논쟁조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자본주의라는 유령에 홀려 돈과 권력만 보고 앞으로만 가고 있다. 적성이나 취미, 취향 등은 사회에서 인정해주는 일자리를 잡고 난 이후에 얘기하자는 분위기다. 적성은 어떻든 의사나 판검사, 고위 관료가 먼저 되고 난 뒤에 취미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사회를 지배하는 진학에 관한 한 주류의 생각이다.

    이 때문에 부모의 소득보다 자녀의 사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이 많은 가구들이 늘고, 부모와 자녀들이 흩어져 살고 있는 기러기족도 줄어들 기미가 없다. 이유는 모두 한 가지.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으로 귀결된다.

    삶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이제는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기획한 ‘행복한 진로학교’ 두 번째 책인 이 책, ‘하고 싶은 일 해, 굶지 않아’는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책에는 삶과 직업과 돈의 관계에 대해서 요기(인도의 명상가)와 같은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한 7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남 못지않은 학벌과 스펙을 가졌으면서도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을 좇아 웹툰 만화가, 노동운동가, 빈민운동가, 생협활동가 등의 가시밭길을 걸어간, 그래서 행복을 찾은 이들의 이야기이다. 한결같이 여유로워 보이는 이들의 얘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돈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그리 높은 장벽은 아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개발연구원이 규정한 바에 따르면, 좋은 직업이란 높은 임금과 정규직을 보장하는 곳, 구체적으로는 30대 대기업과 금융업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일자리는 한 해 2만~3만 개에 불과하다. 이런 폭력적인 정의에 따라 매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55만~60만명 중 대다수는 루저 취급을 받는다. 연봉과 안정성이 최우선 기준이 된 현실에서 1%의 아이들만이 ‘위너(winner)’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내 자녀가 ‘루저(loser)’의 삶을 살게 될까 봐 두려움은 극에 달하고, ‘좋은 학벌’, ‘좋은 스펙’을 얻기 위한 입시 경쟁과 사교육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 1%만이 들어갈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현재를 담보로 삼아 아이들에게 불행한 공부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10년 후, 20년 후의 사회 변화를 내다보며 새로운 기준을 가져야 할 때이다. 

    윤태호, 하종강, 김현수, 최혁진, 고원형, 강도현, 송인수 공저, 시사IN북 간, 1만3000원

     
    김용대 기자 jiji@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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