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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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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귀농·귀촌의 환상과 현실- 이상규 정치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8-01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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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직 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한 사람으로서 몇 년 전 이 꿈을 실천한 사람들을 찾아 여러 곳을 둘러 본 적이 있다. 만나 본 사람들은 지금도 시골에 살고 있으므로 일단은 시골생활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분들이다. 이들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지만 인생을 관조하면서 산다는 데 대해 만족하는 것처럼 보였다. 무엇보다 흙과 같이 살아서 행복해 보였다.

    ▼귀농·귀촌은 당초 꿈꾸던 것처럼 달콤한 생활이 아니다. 대부분 몇 년씩 관련된 책이나 교육을 받는 등 준비를 하고 가지만 정착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실수 중 하나는 이들이 책이나 컴퓨터 검색으로 귀농·귀촌을 오래 준비한 것이라고 한다. 또 농사에 대한 어려움과 경제적 궁핍, 외로움이나 과도한 이웃의 간섭으로 애를 먹는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스스로 감옥 생활을 하는 것과 같고, 반대로 귀농 이웃이나 주민과의 관계가 잘못 얽혀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

    ▼귀농·귀촌을 했다 실패하고 다시 시골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 경남발전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경남 귀농·귀촌 전망과 정책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경남에 귀농한 5921가구 중 6.3%인 372가구가 농촌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귀농 가구의 농촌 이탈 원인은 개인 사정(255가구, 68.5%)이 가장 높고 자녀 교육(59가구, 15.9%), 금전문제(42가구, 11.3%), 지역민과 불화(16가구, 4.3%) 등의 순이다.

    ▼실패하지 않는 귀농·귀촌 5계명이 있다. 5계명은 귀농·귀촌 교육을 받고 시골로 갈 것, 갈 곳에 대한 조사 등 도시서 충분한 준비를 하고 갈 것, 시골 사람과 정겹게 지내는 연습을 할 것, 초기에 땅 구매나 집짓기로 많은 투자를 하지 말 것, 사업 아이템을 분명히 할 것 등이다. 특히 주민들과 잘 지내기 위해선 아는 척, 가진 척, 잘난 척, 있는(교양) 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 눈치 보지 않고 살기 위해 떠나는 귀농·귀촌도 배워야 할 게 많고, 신경 써야 할 것도 많다. 이상규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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