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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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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책상 청소·손님 차 접대, 왜 여직원 몫이죠?

마창여성노동자회, 오늘 토론회
“여성 고학력 부담스러워해 대학원 졸업 사실 숨깁니다”
“손님 차 접대·책상 청소는 당연한 듯 여직원 몫이죠”

  • 기사입력 : 2014-11-1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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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일부러 학력을 낮춰서 써요. 위에 있는 사람들은 여자 부하직원이 자기보다 학력이 높은 걸 부담스러워하니까요. 실제로 기획서에 학력을 적는 곳이 있으면 ‘대학교 졸업’으로 쓰라고 하기도 해요.”

    도내의 한 학교 법인에 재직 중인 A(31·여)씨는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면에는 업무에 적절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학벌을 가지면 직장 내 차별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오히려 높은 학력은 일하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A씨는 “저는 대학원도 졸업했고 관련 직종 경력까지 있지만 정작 회사에서는 대학원 졸업이라는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같은 시기에 입사한 남자 직원은 학력이나 경력이 없지만 군대 갔다 온 2년을 인정받아서 현재 저랑 월급이 같아요”라고 말했다. A씨가 결국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건 ‘학력과는 무관하게 여성들이 놓이는 위치는 같다’였다.

    B(27·여)씨 역시 취업을 하면 여자가 하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정해져 있다고 했다. B씨는 “상사 책상을 닦고 손님이 오면 차를 준비하고 내빈용 테이블을 또 닦죠. 여직원 4명이 돌아가면서 그 일을 해요. 왜 여자 직원들만 해야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돼요”라고 말했다. 또 “먼저 입사한 여성이 능력이 더 나아도 상급자는 남성이 먼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덧붙였다.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는 14일 오후 6시 30분부터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대안공간 마루’에서 세대별로 여성이 원하는 일자리가 무엇인지 여성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실시한 심층면접 결과를 발표하고 ‘젊은 여성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은’이라는 주제로 난상토론도 벌인다.

    마산창원여성노동자회는 “이제는 여성이 직업을 갖는 것은 ‘필수’라고 여겨진다”면서 “하지만 여성이 노동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마주하게 되는 건 불안정하고 열악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노동들뿐이다”고 말했다. 김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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