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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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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대학을 꼭 가야 하나- 이상규(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16-11-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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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학을 나와야 사람 대접을 받고 좋은 일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대학을 갔다. 고교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이 높을 땐 70% 중반까지 치달았는데, 조금씩 줄어 올해는 69.8%로 떨어져 처음 70%대가 무너졌다. 대학 진학률은 2010년 75.4%로 정점을 찍은 뒤 2011년 72.5%, 2012년 71.3%, 2015년 70.8%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대학진학률이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대학을 졸업해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 공무원 준비를 하는 세태를 보면서 대학이 공무원 양성기관으로 변했다는 비판도 많다.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다. 지방에서 서울 사립대에 대학생 한 명을 유학시키면 등록금을 포함해 1년에 약 2000만원 든다. 대학생 자녀 두 명을 타지에 유학보내 공부시키면 일반적인 한 가계의 소득이 대부분 여기에 다 들어간다. 이렇게 힘들여 공부를 시켜 졸업해 일자리라도 구하면 다행인데 이게 안 되니 자연스럽게 대학무용론이 대두된다.

    해서 일부 고등학생들은 대학을 선택하기보다 바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대학 학비로 쓸 돈으로 차라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게 현명하다는 판단에서다. 마이스터 고교에 진학해 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학생들도 많다.

    이런 가운데 저출산으로 학생수는 해마다 줄고 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생의 감소 폭은 사상 최대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17학년도 수능에 모두 60만5988명이 지원했다. 이는 2016학년도 63만1187명보다 수능응시생이 2만5199명 감소한 수치다. 수능응시생이 감소하기 시작한 2012학년도 수능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수능응시생은 2012학년도 당시 전년 대비 2.6% 줄어들기 시작해 2013학년도 3.6%, 2014학년도 2.7%, 2015학년도 1.6%, 2016학년도 1.5%씩 감소했다.

    베이비붐 세대(1955년부터 1963년) 전후로는 한 해 100만명 가까이 출생했는데 지금은 한 해 40만명(2015년 43만8400명)대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4년제 대학 6곳 중 1곳 이상은 신입생 수가 모집정원의 90%를 밑돌았다.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대학도 8곳이나 됐다.

    ‘2014~2015학년도 대학 신입생 등록 현황’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215개교 중 신입생 충원율(등록인원을 모집인원으로 나눈 비율)이 90% 미만인 학교는 2개 연도 모두 44개교(17.5%)였다. 지난해 신입생 정원을 모두 채운 곳(충원율 100% 이상)은 48곳으로 전체 4년제 대학의 22.3%에 머물렀다. 대학의 신입생 충원은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따라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교육부 추산에 따르면 2023학년도에 이르면 고교 졸업생(40만명)이 모두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신입생 수가 현재 대학 입학정원(56만명)보다 16만명가량 부족하다. 7년 뒤엔 고교 졸업생보다 대학 입학정원이 16만명이나 모자란다니 현재 초중생들은 대입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오는 17일은 수능을 치르는 날이다. 대학이 장래를 보장하진 못하지만 그동안 공부하느라 고생한 수험생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이상규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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