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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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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 수빅조선소 회생 신청

지역 조선기자재업계 피해 우려
경영 정상화 노력에도 적자 누적
물품대금 수백억원 지급 못할 듯

  • 기사입력 : 2019-01-0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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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중공업이 현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 국내 협력업체 미지급금이 수백억원에 달해 경남과 부산지역 조선기자재업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8일 수빅조선소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필리핀 현지 법원에 신청하면서 2016년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올렸지만 자회사의 기업회생 신청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메인이미지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전경/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06년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건립해 국내 영도조선소는 특수선(해군함정) 중심으로, 수빅조선소는 중대형 상선 위주로 운영해 왔다.

    영도조선소는 군함을 주로 건조해왔지만 아예 특수선 전문 조선소로 특화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상선을 건조해 온 수빅조선소는 조선업 불황이 10년째 지속되자 수주 절벽과 선가 하락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현지에서 회생신청을 하는 처지가 됐다.

    수빅조선소는 선박 건조가 본격화된 2006년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자재를 경남·부산지역 조선기자재업체 200여 곳에서 구입했지만 적자 누적 등 경쟁력 악화로 이달 도래한 협력업체 물품대금 700억원을 지급하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품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는 부산지역 159개사, 경남지역 80개사, 기타 지역 45개사 등 모두 284개사로 조사됐다

    한진중공업은 지역 기자재업계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협력업체와 관련 종사자들의 피해를 줄이는데 역점을 두고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수빅조선소가 필리핀 해외현지법인이라 우선 협력업체 지원을 위해 ‘특별상담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한진중공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장기침체로 2016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2500억원을 수혈 받아 이후 3년 간 보유 부동산과 자회사 등을 매각해 자구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인천 율도부지와 부산 다대포공장 부지 등 보유 자산과 하코 (Hacor), 한국종합기술 등 자회사 및 지분을 매각해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구계획을 이행했다.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이 2조1000억원 임을 감안하면 약 65% 수준으로 준수한 실적이다.

    또 영도조선소는 자율협약 체결 이후 차기고속정, 다목적훈련지원정, 경비함 등 올해까지 해군 및 해경이 발주한 중소형 군함 총 27척(1조2000억원 상당)의 물량을 수주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2015년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16년에 493억원, 2017년 8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지난해 영업흑자가 예상된다. 노조도 2012년부터 연속 무파업 기록을 이어오며 경영 정상화에 동참하고 있다.

    지역 조선업계에서는 구조조정 모범생으로 불렸던 한진중공업이기에 이번 수빅조선소 회생 신청이 행여나 발목을 잡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한근 기자 kh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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