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30일 (화)
전체메뉴

[기고] 극일(克日)은 지일(知日)부터-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19-07-31 20:42:37
  •   

  • 광복절(光復節)이 다가온다. 온 국민이 집집마다 태극기를 내걸고 기뻐하며 경축을 해야 하는 날이다. 광복의 환희가 있었다면, 그것은 나라를 잃었던 부끄러움이 있었던 결과이다. 환희의 결과만 기억하고 실국(失國)의 원인을 망각했다면, 이는 위대한 역사를 살아가는 우리가 투철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후손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그 부끄러움의 원인을 되새겨 간직함으로써 그 역사의 환희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지나간 뼈아픈 역사를 새삼스레 되돌아보게 되는 것은 광복 이후 일본의 망발을 몇 번 겪었지만, 이번처럼 우리 국민과 국가의 자존심을 사정없이 뭉개버리는 처사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일본은 아직까지 우리를 그들의 속국(屬國)인 양 얕잡아 보고, 경제 보복 문제에서 정치문제까지 직간접적으로 간섭을 할 정도이다. 그동안 우리들의 태만과 정치를 자책하고 반성하거니와 오늘의 한일관계를 재조명해서, 지금 우리가 어떤 자세로 어디에 서있는가를 자아 반성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깊게는 모르지만 정치나 경제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제2광복 운동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극일 운동을 전개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이러한 운동은 우리 국민의 단합된 의식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극일 운동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목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방법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극일 운동의 과정과 성과를 통해 새롭게 자아를 발견하고, 새로운 자아확립을 꾀하는 큰 지표를 확고히 하는데 뜻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일본에 대해서 알게 모르게 수많은 콤플렉스를 갖고 살아왔다. 이번 기회에 우리의 정체성과 국민의식을 새롭게 하여 원대한 통일 지표 및 선진국의 기초를 다지는데 반석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운동은 상품 불매, 반일 집회, 여행 억제 등도 중요하지만, 이런 외향적인 운동보다 내향적으로 본질적인 실천을 수반하는 이념 운동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이념 운동인 한(恨)이 있어야 그 외연이 극일을 대상으로 함에 그치지 않고, 더 넓은 포괄성을 지니게 돼 현실적으로는 금상첨화가 될 것 같다.

    극일 운동은 어디 까지나 이성적이어야 한다. 일본을 극복하자는 극일 운동은 우리들의 마음가짐을 다잡아 보자는 맥락에서 그리하는 것이며, 감정적으로 대응을 하면 오히려 우리가 꼬리를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별없는 배일(排日)운동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손자 병법에 ‘먼저 적을 알고 싸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기회에 일본의 저의와 일본을 속속들이 알고(知日), 대처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극일 운동은 지속적으로 끈기 있게 펼쳐져야 할 것이다. 어쩌면 일본과는 지형적인 조건이나 과거사의 연속 때문에 반영속적인 운동이 필요하므로 자라나는 2세들에게 체계적인 지일(知日)교육도 생각해 볼 문제다.

    일본이 이 땅에 남긴 족적과 앙금이 너무 깊게 스며 있기에, ‘극일(克日)은 지일(知日)’부터 시작하여 지속적이고 꾸준히 했으면 한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임을 되새겨본다.

    허만복(경남교육삼락회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