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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창의·협업의 시대에 줄세우기를?- 김상원 (경남도 도정혁신추진단장)

  • 기사입력 : 2019-09-29 21: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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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자문회사 맥킨지는 2016년 ‘성과관리의 미래’ 보고서에서 “성과를 상대평가해 보수와 승진을 결정하는 것이 어리석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기업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지적했다. 많은 기업들이 상대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실패한 제도라고 주장했다. 좋은 결과를 얻은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현실은 달랐다는 것이다.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힘들고, 많은 시간이 소모되며, 줄세우기로 위화감이 커지고, 경쟁 심화로 협업이 안 된다고 분석했다. 대표적 실패 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꼽는다. MS는 상대평가를 도입해 최하등급을 내쫓는 제도를 시행했다. 저성과자가 계속 나오기 때문에 직원들의 근로 의욕은 떨어졌다. 실적은 하향세였다. 직원들이 내부경쟁에 몰두하여 정작 경쟁해야 할 구글 등에 집중하지 못했다. 결국 2013년 성과제를 버렸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창의와 협업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협업의 조직문화로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GE는 1년에 한 번 하던 ‘인사평가’를 연중 ‘성과면담’으로 바꿨다. 글로벌 기업들은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보상 방식도 바꾸고 있다. 금전 보상보다는 일 자체의 즐거움, 성취감 같은 내적 보상에 더 집중한다.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민선 7기 김경수 도정은 고품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창의와 협업의 조직문화에 주력하고 있다. 성과면담의 내실화 및 일과 생활의 균형 체크리스트 도입, 부서간 협업 활성화를 위한 협업과제 지정, 부서장 없이 독립적으로 단일 프로젝트만 한시적으로 추진하는 벤처형 팀 ‘경남G랩’ 등 하나씩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이 경쟁 기반의 상대평가에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공무원 상대평가는 법령으로 정한 바다. 개별기관에서 바꿀 수 없다. 최근 정부에서는 협업과 역량개발 중심의 관리를 강조하지만 여전히 상대평가에 머물러 있다. 창의적인 행정서비스 제공 관점에서 상대평가가 걸림돌이 된다면 본격적인 개선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김상원 (경남도 도정혁신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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