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30일 (화)
전체메뉴

[사설] 블랙아이스 사고, 구조적 대책 시급하다

  • 기사입력 : 2020-01-06 20:22:28
  •   
  • ‘블랙아이스(Black Ice·도로 표면의 얇은 빙판)’로 인한 교통사고가 어제 하루 동안 합천을 비롯해 도내 4곳에서 발생, 자동차 50여대가 추돌하고 1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달 경북 상주~영천 고속도로 사고를 계기로 블랙아이스에 대해 경계했지만, 불과 20여일 만에 여러 곳에서 대규모로 발생하고 말았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 암살자’란 별명이 붙을 만큼 육안으로 결빙구간을 쉽게 구분할 수 없는 데다, 치명적이란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경남은 지방경찰청이 블랙아이스 우려지역을 58곳으로 꼽고 있고, 지난해 기준 상습결빙구간(제설취약구간)이 276곳에 달할 정도로 불랙아이스 위험에 노출돼 있다. 더 이상 개인의 안전운전 의식에만 의지할 수 없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블랙아이스가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곳의 도로 밑에 열선을 까는 방법을 제시했지만, 예산상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결빙 취약 도로에 열선을 모두 깔려면 3조6400억원 이상 들고, 시간당 33억원의 전기료와 유지보수비가 들기 때문이다. 대신 국토교통부 등은 취약 구간에 제설용 염수를 살포하는 자동염수 분사시스템을 적극 도입할 예정인데, 설치비가 대당 2억원 정도여서 역시 만만치는 않다. 이와 함께 블랙아이스 알람제를 운영하고, 도로변에 전광판을 설치해 살얼음이 예상될 경우 예보하는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도로에 작은 홈을 파서 얼음 생성을 막아주는 그루빙(grooving)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문제는 겨울 한 철 ‘한시적인 사고’라는 인식 때문에 탁상공론식 대책만 논의하다 사후약방문이 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적인 블랙아이스 사고 예방을 위한 도로관리 매뉴얼을 검토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바로 실행해야 한다. 이를 미룰 때에는 또 다른 사고 위험과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을 방치하는 셈이 된다. 블랙아이스 사고를 더 이상 운전자 개인 책임으로 전가하지 말고, 구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안전한 도로 관리를 통해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정부와 자치단체의 책임 있는 실행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