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1년 09월 25일 (토)
전체메뉴

[촉석루] 제초제- 양해광(창원향토자료전시관장)

  • 기사입력 : 2021-01-21 19:53:30
  •   

  • 농사에 있어 잡초란 농작물의 생육을 저해하는 것으로 귀찮은 존재다.

    잡초는 땅속의 유익한 각종 양분을 빼앗아 흡수하는데 그치지 않고 일조와 통풍을 방해하기도 하며 병해충을 유발시키기도 해 농사에 큰 골칫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잡초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살아남으며 씨앗 수명도 1∼2년에 불과한 곡식이나 채소와 달리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나 되는데다 여간 덜 여물어도 싹이 트는 것이라 농사의 큰 훼방꾼이 아닐 수가 없다. 이러한 잡초를 없애는 방법으로 땅을 갈아엎거나 호미 낫 예초기 등으로 매고 베는 기계적 방법, 비닐멀칭재배, 오리 달팽이 우렁이 등을 이용하는 친환경적 방법이 있으나 완벽한 효과를 얻기란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간단한 해결책으로 1970년대부터 개발 보급된 화학적 방법인 제초제는 가히 농사의 혁명이라 할 정도로 수월해져 삼복더위 뙤약볕 아래 구슬땀 흘리며 논밭 김매기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제초제는 참으로 반갑고도 고마운 것으로 매년 사용량이 증가일로에 있다.

    이른 봄날이면 산야에 새싹들이 돋아난다. 새싹들은 대부분 연하고 부드러워 캐다 나물로 무쳐먹으면 씁쓰레하기도, 달작지근하기도 한데다 저마다 특유의 향이 입맛을 돋우는데 제격이다. 각양각색의 이파리와 꽃들은 자연생태계의 경이로움을 느끼게도 한다. 그러나 봄날 들판에는 새싹들이 귀한 존재가 되고 있다. 사계절 내내 비닐하우스 농사에다 월동작물인 밀 보리를 심은 논밭두렁이나 물도랑 언덕에도 제초제로 인해 새싹이 돋아날 최소한의 공간마저 나날이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그곳은 야생식물 박물관으로 산교육장이다. 그들이 생존하는 마지막 보루에마저 이른 봄부터 제초제를 뿌려 벌건 흙살이 참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새봄을 맞이한다.

    봄 새싹들은 연하고 키가 작아서 농사에 전혀 해를 끼치질 않으며 유월 초순 망종(芒種) 무렵이면 하고현상(夏枯現象)으로 사그라져 여름풀들에게 자리를 물려준다. 바랭이, 개망초, 환삼덩굴, 돼지풀 등 질기고 키 큰 여름풀이라면 모르지만 적어도 봄나물이라도 안심하고 캘 수 있게 제초제 좀 덜 뿌리면 어떠랴.

    양해광(창원향토자료전시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