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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민극장, 시민의 공연장으로 돌아오다- 서일옥(마산대동제 대회장)

  • 기사입력 : 2021-03-24 20: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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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극장은 1900년대 당시 마산 문화의 중심부이면서 늘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름 그대로 그저 창동의 유명한 영화관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민주정신과 문화의 성지인 마산 원도심의 핵심 문화공간의 성소였다. 새 영화가 바뀔 때마다 줄을 서서 표를 사고, 젊은이들의 가슴 설레던 만남의 약속 장소이기도 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시민극장은 영화관이 아니었다. 1908년에 마산시민의 대의기관인 ‘마산민의소’의‘공회당’으로 사용된 후 일제강점기에는 폐쇄되었다가, 1921년에 ‘마산구락부’라 하여 시민들의 토론장, 강연장으로 활용되었다. 1935년에 ‘공락관’이라는 이름의 극장으로 신축되어 영화 ‘킹 오브 킹’을 상영하였고, 또 국악, 서양음악, 명창대회 등 다양한 공연예술의 무대가 되어 준 공간이었다. 그러다 1945년 광복 이후 ‘시민극장’으로 개칭하여 영화관으로 사용되다가 1995년 폐관에 이르기까지 90여 년간 우리 지역의 민의와 문화예술이 함께 해 온 역사적인 장소였지만, 안타깝게도 시민극장의 폐관과 함께 그 주변부도 차츰 명성을 잃어갔다.

    그 후 2004년, 영화관 ‘창동공화국’(구 오행당약국 자리)이 탄생해 한때 창동은 다시금 활기를 되찾는 듯하다가 3년이 지나자 결국은 운영난으로 문을 닫게 되었고 창동은 또다시 도심 공동화에 진입해 하나둘 빈 점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구 마산시에서는 이런 현상을 주시하여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창동 지역을 재생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중 상설로 문화예술 공연을 할 수 있는 〈창동예술소극장〉 공간을 마련하여 2009년 4월 10일 개관하였다. 공연예술단체들의 참여폭을 넓히기 위해 일정한 공연비를 지원하자 지역의 크고 작은 예술단체들이 연간 200여 회의 공연을 펼치기도 하였다. 하지만 2010년 마·창·진 통합으로 지하인 소극장은 내부시설 보수가 필요한 상태였으나 공연장 등록을 할 수 없는 공간이라 개관한 지 12년 동안 시설보완이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아 더는 공연할 수 없게 되자 그 대안으로 우여곡절 끝에 구 시민극장을 5년간 임대하여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게 되었다. 2021년 올해 초 시설공사를 시작하였으며 창원시에서 운영비 8000만원을 확보하였다.

    우선 롤러스케이트장으로 되어 있는 시설을 완전히 철거하고 극장으로 개조하는 데는 상당한 경비가 소요되지만 당장 확보된 시설 관련 예산이 전무한 상황이라 예술인들이 자원봉사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실정이다.

    어쨌거나 예술공간 확보를 위한 인적 부분은 예술인들이 감당한다고 치더라도 시설비는 자체 해결이 어려운 실정이라 기업인, 시민, 지역사회와 예술인들에게 좌석설치비로 1구좌에 15만원을 기부받고 있다고 한다. 4월 12일 오후 3시에 개관하는 마산문화예술센터 시민극장! 우리 지역의 역사와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이 건물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어렵게 되살려 낸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올해는 명실공히 시민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공연장으로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예술인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문화예술의 향유를 위한 열정과 애정이 함께할 때 더욱 큰 성과로 나타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일옥(마산대동제 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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