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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2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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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 간암

젊다고 방심하지 마세요
소리 소문없이 찾아와요
간 기능 70% 이상 잃을 때까지 특별한 증상 없어

  • 기사입력 : 2021-05-10 07: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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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종욱 교수가 간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오종욱 교수가 간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평소 퇴근 후 음주를 즐기던 회사원 박모(남·43)씨는 어느 순간 심한 피로감과 무기력함을 느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그런 거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피로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또한,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자 그제야 심각성을 깨달은 박씨는 인근 대학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의사로부터 간암이 상당히 진행됐다는 소식을 들은 박씨는 빠른 업무 복귀를 위해 3차원 복강경 수술을 선택했다. 최소침습적 수술로 일상에 빠르게 복귀한 박씨는 가정과 회사에 충실한 가장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간은 배에 있는 장기 중 가장 큰 장기이다. 간 기능의 70% 이상을 잃기 전까지는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 ‘침묵의 장기’라 불리며, 간세포에 생긴 악성 종양을 간암이라 한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에서 간암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는 1만 5736명으로 전체 암 중 6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간암의 남녀 평균 5년 생존율은 37%로 치명적이다. 간암은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다른 장기로 전이돼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높고 젊은 나이에 많이 발병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만 4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을 권하는 추세다. 특히, 간암은 초기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쉬운데, 복부 통증, 체중감소, 황달 등의 증상을 호소하다가 병원을 찾으면 대부분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간암은 다른 암과 달리 발생 고위험군이 있다. 국내에서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B형 간염이다. B형 간염 보균자의 경우는 반드시 정기검진이 필수적이며, 그 외 C형 간염, 알코올 간 질환 등을 가진 사람들도 안심할 수 없다. 간혹 드물게 지방간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간암의 진단을 위해서는 주로 초음파 검사가 유용하고, 이상 소견이 보이는 경우 CT나 MRI 등의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이처럼 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할 경우, 간암의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완치 방법이자 재발률도 가장 낮은 ‘간절제 수술’을 치료법으로 선택할 수 있다. 또한, 회복이 빠르고 효과적인 ‘복강경 간절제’를 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흉터 적고 회복 빠른 복강경 수술… 3차원 영상 기술 접목한 3D 복강경 수술 등장

    과거에는 개복 수술을 많이 시행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복강경 수술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0.5~1㎝의 구멍을 뚫어 카메라와 수술기구 등을 넣어 의료진이 화면을 보면서 수술하는 방법으로,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여성에게는 수술 흉터가 적게 남을 수 있어 미용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복강경 간절제술은 간담췌외과 수술 중 빠른 속도로 발전한 술기이다. 복강경 수술에 대한 경험과 기술이 발전을 거듭해오면서, 최근에는 복강 내 가장 큰 장기인 간의 우엽(전체 간 면적의 70%를 차지)을 절제하는 간우반절제술까지도 복강경으로 수술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3차원 영상 기술을 접목한 3차원 복강경 수술도 주목받고 있는데, 기존 복강경 수술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입체감과 거리감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수술의 정밀도를 상당히 높였다. 복강경 수술 도구는 전 방향으로 100도까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짧은 시간에 많은 병변을 치료할 수 있다. 또한, 수술 시간도 단축할 수 있고 출혈량을 감소시켜 환자에게 안전한 수술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복강경 간암 수술을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 통상적으로 간의 왼쪽 아래 부위는 위쪽 부위보다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에 복강경 수술을 결정하지만, 접근이 어려운 부위의 병변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개복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진단 후 치료과정에 있어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안전하고 궁극적인 치료법, 간이식술…혈액형 달라도 이식 가능

    과거에는 간이 굳어지는 간경화가 심한 환자들에게만 간이식술이 시행됐다. 간경화는 간염 바이러스나 음주로 정상 간세포가 파괴되면서 간이 굳어지고 딱딱해진 상태를 말한다. 간경변증으로 간 기능을 잃게 되면 복수(혈액 속 액체 성분이 나와 복강 안에 고인 것), 황달 등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정맥류 출혈이나 간성혼수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이러한 간경화 환자들에게 최종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간이식술이다. 하지만 대부분 상태가 중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했으므로 치료성적을 향상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수십 년 노력 끝에 질병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의학 기술의 발전을 통해 지금은 수술 성적이 많이 향상됐다. 말기 간 질환 환자뿐 아니라 말기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환자까지 간이식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암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간암 환자들에게도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간이식 중 생체 간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간 일부를 절제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증자의 안전이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30여 년간 간기증자의 사망사고는 단 1건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는 기증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수술 전 검사와 수술 중에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미리 대비하며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최근 간이식은 혈액형이 달라도 이식 가능해졌다. 과거에는 기증자와 간이식 환자의 혈액형이 같아야 했지만, 의학 기술 발전에 힘입어 이제는 혈액형이 다르더라도 장기를 이식받을 수 있다. 최근 간이식술의 수술 기회가 증가한 이유 중의 하나다.

    만성 B형 간염과 만성 C형 간염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알려져 있다. 간염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B형 간염 예방접종이다. 만성 B형 간염의 유행지역인 우리나라에서는 B형 간염 예방접종을 간암 예방법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C형 간염은 예방접종법이 없으므로, 감염을 피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C형 간염은 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수혈, 오래된 주사기, 침술, 문신 등이 감염 경로가 될 수 있기에 주의하는 것이 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고위험군인 만성 B형, C형 간염 보균자는 금주 및 금연,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검사와 필요시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일반인들도 가능한 술을 적게 마시고 금연, 운동 등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외과 오종욱 교수는 “연령별 암 사망률을 살펴보면 40대와 50대에 간암 사망률이 제일 높았다. 따라서 간염이 있거나 간경화 의심 소견을 들은 40세 이상 분들은 반드시 6개월마다 인근 병원에서 간암에 대한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 간암을 예방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김병희 기자 kimbh@knnews.co.kr

    〈도움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외과 오종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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