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ESG 경영, 진정성·책임감 있게 실천해야”

도내 ESG 경영 확산 이유·과제

  • 기사입력 : 2021-05-25 21:35:03
  •   
  •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어 머리글자를 딴 ESG 경영이 도내 산업계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경영 철학이 기업을 평가하는 새로운 가치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국제기구와 주요 선진국, 기관 투자자들이 ESG 경영을 기업의 평가 요소로 두고 있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대기업·중견기업·금융기관 등
    산업계 전반에서 빠르게 도입
    글로벌기업 평가 지표로 부각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 불투명
    국내 기업 위한 가이드라인 필요

    ◇도내 현황= ESG 경영이 글로벌 기업 핵심 경영원칙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도내 대기업들이 먼저 시동을 걸었다. 두산중공업은 전담조직인 ESG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전자투표제도로 소액주주 의결권을 보장하고, 가스터빈과 해상풍력, 수소연료전지 등 환경적인 측면에서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효성중공업, LG전자 등도 오염물질 저감을 비롯해 친환경 산업과 제품을 내놓으면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SG 경영 바람은 대기업의 협력업체들과 도내 중견기업들에도 불고 있으며, 도내 금융기관들도 이와 관련해 적극 나서고 있다. 경남은행은 녹색과 사회분야 등에 투자를 목적으로 한 ESG채권 발행을, NH농협은행 경남영업본부와 향토주류기업인 무학은 탄소중립 사회 실현과 ESG 경영 목표 달성에 함께 노력키로 약속했다. 행정기관인 경남도 역시 최근 한국생산성본부를 비롯해 기업평가기관인 ㈜NICE디앤비 등 4개 기관·지역 중견기업 10곳과 ‘경남형 ESG 확산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제조업들의 맞춤형 ESG 평가 지표 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13일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열린 ‘경남형 지속가능경영 확산사업 추진을 위한 협무협약식’./경남신문DB/
    지난 13일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열린 ‘경남형 지속가능경영 확산사업 추진을 위한 협무협약식’./경남신문DB/

    ◇도입 이유= ESG 경영이 도내를 포함한 국내 전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평가 지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기업 활동의 사회·환경적 영향을 비재무제표로 공개하거나, 공급망 전체의 환경·인권보호 현황에 대한 실사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가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ESG 관련 제도를 준수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ESG 경영을 준비하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납품계약이 끊기거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 회수 등 외면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동수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추진단장은 “전 세계 144국의 국가별 ESG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돈을 빌려올 때 싸게 빌릴 수 있고, 채권을 발행할 때는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이 되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신용평가기관과 투자자들이 ESG 경영을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어 대기업들이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는 위기감이 확산 배경이다”고 설명했다.

    단지 대기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까지 ESG 경영이 확산되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당국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만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했던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점차 확대하고 있어서다. 대기업들이 ESG 정보를 공시할 때 협력업체 ESG 상황도 같이 공시해야 하다 보니 납품하거나 거래하는 업체들에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 7일 무학 본사에서 열린 ‘아름다운 동행’ 협약식./경남신문DB/
    지난 7일 무학 본사에서 열린 ‘아름다운 동행’ 협약식./경남신문DB/

    ◇향후 과제= 과거 성장 시대에서는 기업들의 재무적 성과가 중요했지만, 지속가능 시대로 바뀌면서 ESG 경영은 장기적인 트렌드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ESG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유행이나 숙제가 아닌 사회적 비즈니스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이미지 개선 정도로 일회성이나 일시적으로 행할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실천해야 한다는 얘기다.

    경남대 경영학부 이갑두 교수는 “기본적으로 기업들이 ESG 경영에 대한 생각을,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목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단기적, 수단적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아울러 이미지 제고가 아닌 진정성 있는 사회적 책임감으로 실천해야 한다”며 “일시적 방편으로의 접근은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금세 바뀔 수 있다. 진정성을 근간으로 실천해야 소비자의 인식이나 인정하는 깊이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ESG 경영이 글로벌 추세인 만큼 기업들을 위한 정부의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과 문화가 다르다. 외국에서 정해진 ESG 기준이 우리에게 맞지 않거나 역으로 불리할 수 있다. 때문에 개별 기업에 ESG 평가 기준을 준비·해결하라고 맡기기 보다는, 역으로 국가에서 우리 기업들을 위한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에서 만든 기준이 국내 기업들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정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